중국 내수 부진, 미국의 반덤핑공세, 일본 수출 비중 축소에 '긴장'
나스닥에서 신주 발행하는 한화솔라원에 힘 실어주기 위한 사전 포석
[에너지경제 안희민기자] 한화솔라원이 중국 색깔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17일 충북 음성에 태양광모듈 공장 신설을 발표한데 이어 한화큐셀 인수를 발표했다.
한화솔라원은 중국 치둥에 본사가 있는 엄연한 중국 국적이다.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에 힘입어 중저가 태양광모듈을 생산해 재미를 보았으나 미국이 대중국 태양광모듈과 대만산 태양광셀 반덤핑 공세를 강화하며 위기를 맞았다. 심지어 중국 내수조차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태양광 구조조정을 빌미로 태양광발전설비를 2015년 당초 계획의 30%에 불과한 3GW만 설치하자 더 이상 ‘made in China’로 남을 명분이 없어졌다.
급기야 올 3분기 1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脫중국 움직임은 본격화됐다. 한화솔라원은 전년동기대비 5.5% 늘어난 2167억원을 거뒀지만 태양광 모듈의 판매단가가 와트당 60센트 수준으로 떨어지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화솔라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323.6MW의 태양광모듈을 팔았으며 2분기에는 339.5MW, 3분기에는 373.2MW를 팔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1분기 이후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은 모종의 국면 전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기에 일본 수출 비중도 줄었다. 일본 수출 비중은 1분기에 전체 판매량의 51%, 2분기 53%, 3분기 43%였다. 일본은 현재 유휴지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메가 솔라 프로젝트가 목표치를 채우고 주택 지붕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루프탑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관련 보조금을 전환하고 있다.
메가 솔라 프로젝트가 왕성할 당시 한화솔라원이 내세운 중저가 이미지는 가격경쟁력을 갖게 했다. 단위당 원가 절감이 메가 솔라 프로젝트의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 루프탑 시장에서는 중저가보다 장수명, 고효율의 이미지가 더욱 중요해져 중저가보다는 최신, 첨단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이러한 점은 한화솔라원이 태양광모듈 상품에 원산지 표기로 ‘효율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싼‘ 이미지의 중국산보다는 수명과 효율이 신뢰할만한 독일산, 한국산이 더욱 전략적으로 우월하다고 판단하는 계기가 됐다. ’큐셀‘은 기술강국 독일이 원산지로 독일기술의 신뢰성을 담고 있다.
첫 시도로 한화솔라원은 한국의 충북 음성에 23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 신설을 발표했으며 두 번째 시도로 한화큐셀 인수를 추진했다. 충북음성 한화첨단소재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 230MW급 태양광모듈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200명을 채용하고 130억원을 투자해 2015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단 한화솔라원이 충북 음성 공장에서 태양광모듈을 생산해 ‘made in Korea’의 원산지 표기를 얻으면 대일본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대일본 태양광모듈 수출 비중은 크다. 에스에너지는 올해 일본시장에 태양광모듈 100MW를 수출했다고 지난 2일 밝혔으며 신성솔라에너지는 205억원(30MW 추정)을 수출했다. LG전자는 200MW, 1200억원 가량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의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비중이다.
또 한국시장도 2014년 상반기에만 375MW 규모로 반기 설치량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3년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455MW, 2012년에는 177MW다. 한화솔라원 입장에서는 충북 음성공장이 일본과 한국 시장을 동시에 노린 회심의 한수가 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시도인 한화큐셀 인수는 큐셀이 지닌 고효율, 장수명이라는 신뢰성을 한화솔라원 모듈에 덧씌우기 위함이다.
한화그룹은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사명을 한화큐셀로 개칭하고 독일에 본사, 공장을 말레이시아에 두며 한화USA, 한화큐셀코리아, 한화USA 등을 뒀다. 모두 큐셀의 ‘신뢰가는 제품‘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큐셀 이미지는 한화솔라원이 이번에 나스닥에서 신주발행에 한번 더 활용되고 있다. 신주발행 시간 직전에 한화솔라원은 한화큐셀 합병을 발표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국내 기업들에게 낯설지는 않다. 과거 STX그룹이 자사의 주식을 싱가폴 등 외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이미지 제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 적이 있다.
물론 한화솔라원이 큐셀의 이미지만 이용하고 있지 않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1만톤에서 1만50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점은 한화그룹이 태양광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현물투자액을 늘리는 한편 적극적인 이미지 빌딩에도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솔라원은 합병법인의 본사를 서울에 설립할 예정이며 독일 탈하임 기존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개칭할 예정이다. 대표이사는 남성우 현 한화솔라원 대표이사가 맡고 합병 절차는 2015년 1분기 내 완료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기존 한화큐셀이 영위하고 있던 독일의 앞선 기술력과 혁신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해 큐셀의 신뢰성을 활용하려 것이 경영전략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