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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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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방사성 폐기물 임시저장 괜찮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1.12 17:29

한빛원전 교체 원자로 헤드 ‘임시 보관’…안전성 우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원에 건설된 중·저준위 방폐장 진입동굴 모습. 대형방사성폐기물의 경우 관련법령상 중·저준위 방폐장에 처분할 수 없을뿐더러 드럼형태의 폐기물만 처분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형방사성폐기물은 따로 저장시설을 건설해야 하나 아직까지는 이 시설이 미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에너지경제 양세훈 기자]대형방사성폐기물인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 헤드에 균열이 발생해 교체작업에 들어갔으나 이를 보관할 장소가 임시저장시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방사성폐기물은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사업자인 한수원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보관장소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12일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원전측이 안전한 보관시설을 마련하지 않고 협의도 없이 임시 시설에 위험 물질을 보관하는 것은 안전성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방사성폐기물 보관저장 어떻게=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로헤드는 원전 핵심시설로 직경 5m, 높이 4m, 중량 90t에 이르는 대형방사성폐기물이다. 기존 대형폐기물은 그동안 제염작업을 거쳐 적정크기로 절단해 보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교체될 원자로헤드는 방사능오염도가 높아 절단작업을 못하기 때문에 실물 그대로 온전히 보관할 수밖에 없다. 작년 말 1단계 사업인 승인된 중저준위방폐장은 드럼 형태의 폐기물만 처분이 가능해 대형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할 수 없다.

그동안 대형방사성폐기물은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고나 별도 설치된 저장시설에 보관돼 왔다. 이번에 교체된 원자로헤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수원에 따르면 한빛원전본부 내 종합정비공작건물에 2017년까지 보관될 예정이다.

종합정비공작건물은 한빛원전 1~6호기에서 발생한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방사성 오염기기 정비, 방사선관리구역 내 주요기기 예비품에 대한 일체정비, 각종 시험검사장비 등을 보관할 목적으로 신축된 건물이다.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차폐처리를 한 후에 보관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의 한수원 측의 설명. 더구나 원자력 안전법에 따라 규제기관의 검토와 승인을 받았고 차폐체 보강과 방사선감시기 설치 등 모든 안전조치가 완료된 후 보관된다고 한다. 2017년 이후에는 임시저장고를 신축해 원자로 증기발생기와 함께 저장할 방침이다.

대형방사성페기물 어떤 것들 있나=문제는 이런 대형방사성폐기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규모 공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임시저장고만 저장할 수도 없고 저장공간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대형방사성폐기물은 이미 1998년부터 원전 핵심부품인 증기발생기, 압력관, 기기냉각수, 열교환기 등의 교체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증기발생기의 경우 길이 20, 지름 4.5, 무게 300t에 달할 정도로 크다.

증기발생기는 1998년에 고리원전 1호기에서 2기가 교체된 바 있다. 이어 2011년과 2012년에는 한울원전 1,2호기의 증기발생기 6(3)가 교체됐다. 2012년과 2013년에 한울원전 3,4호기에서 증기발생기 4대가 전면 교체됐다. 앞으로 10년 내 발생하는 폐증기발생기만 20기에 이를 전망이다. 큰 덩치와 복잡한 구조로 대형방사성폐기물 중에서도 제염처리 등의 난이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방사성폐기물 처리 향후 계획은?=대형방사성폐기물은 제염작업을 거쳐 적정 크기로 절단하거나 용융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후 재활용하거나 지정된 방폐장에 처분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임시저장소에 저장하는 방법 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16년까지 폐증기발생기 제염해체 상용화 기술개발을 목표로 정부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최근 대형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한수원이 대책안을 내놓았다. 2018년까지 1단계로 해외기술을 도입해 대형금속방사선폐기물 시설을 한울원전본부에 구축, 2019년부터 대형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부터는 2단계로 국산화에 착수한다. 즉 한울원전본부의 경험과 정부과제(두산중공업 수행과제) 결과를 반영해 국내기술로 처리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국산화 처리기술은 2021년에 고리본부에 설치되고 2022년에는 한빛원전본부 등에 순차적으로 처리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2018년까지 해외기술을 도입할 방침으로 어느 나라 어떤 시설을 기준으로 들어올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지금 이뤄지고 있다""앞으로 해외기술을 토대로 대형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을 개발, 저염·도장 작업을 거처 안전하게 보관소에 두거나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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