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에 대비, 유가 전개 추이에 따른 3단계로 설정한 제반 대책을 마련, 시행에 착수했다.
단계별 유가 및 에너지소비절약 시책 등 정부가 추진하는 고유가 대책의 핵심라인에 자리하고 있는 산자부 김동원(金東源) 자원정책실장을 만나 정부대책의 주요 내용을 들어봤다.
-최근 들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감행시 원유 도입선 확보대책은.
▶현재 이라크의 원유수출량은 하루 150만배럴 내외이며, 국내 도입량은 연간 300만배럴로 0.5%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쟁 발발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으며 과거 걸프전 당시에도 경험했듯이 걸프만 지역의 수송차질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원유공급상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확보하고 있는 101일분의 석유비축유를 활용할 경우 상당기간 파급영향의 완충이 가능하리란 판단이다.
-이라크전이 예상과는 달리 장기화 될 경우 대책은.
▶대다수 국제유가 전문가들의 예측은 미-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 지역내 단기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OPEC 등 산유국의 즉각적인 대체생산이 이뤄져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30달러 이상 급등하겠으나 단기간에 하향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라크군이 강력 저항하고 전쟁이 범 아랍권으로 확산되는 등 전쟁양상이 장기화 될 경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 방출과 함께 해외유전 개발원유에 대한 우선인수권을 발동하는 등 석유공급능력을 최대화하고 수급조정명령 발동을 통해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긴요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석유를 공급하는 등 수요관리에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이다.
-확보하고 있는 비축물량 및 유가완충자금의 규모와 집행시기는.
▶비축유 방출과 유가완충자금의 사용은 배럴당 35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는 3단계 대책의 일환으로 현재 확보하고 있는 비축물량은 총 1억4800만배럴(정부 7200만, 민간7600만)로 국내 수요의 101일분에 이르고 있다.
또한 비상시를 대비한 유가완충자금은 총 4817억원 규모로 배럴당 5달러씩 보전할 경우 국내수입물량에 대해 36일간 완충할 수 있는 금액이다.
-현재 가동중인 산자부내 ‘석유비상수급대책반’의 임무와 역할은.
▶이미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간 이 대책반은 산자부 석유산업과장을 반장으로 하고 석유공사, 정유5사,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들이 반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유가 추이 및 국내 석유시장의 동향과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석유류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세부대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고유가 지속으로 이미 국내정유사들은 휘발유, 등·경유 등 주요 유종의 공급가격을 잇따라 인상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관세 및 내국세의 하향조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29달러를 넘어설 경우 우선 석유수입부과금을 현재의 ℓ당 14원에서 8원으로 6원 인하하고, 국제유가가 30달러대로 상승, 29달러 이하 수준의 국내유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월 단위로 관세, 내국세(교통세, 특소세 등), 석유수입부과금 인하 등 추가적인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배럴당 33달러를 상회하는 최악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부담의 일부를 시장에서 가격으로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10부제 운행, 승강기 격층 운행 등 국민 생활에 미칠 파급영향이 큰 ‘강제조치’의 시행시기 및 조건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32달러 수준까지는 주유소 옥외조명 사용제한 등 국민생활에 충격이 적은 조치를 중심으로 시행하고 나머지 강제조치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3달러를 상회하거나 수급차질이 발생하는 등 상황 악화시 유흥업소 네온사인 사용금지, 영화관 심야상영 제한, 승용차 10부제 전면 강제시행, 지역난방 제한공급 등에 나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고유가 추이 지속 등 에너지위기 극복을 위한 대국민 당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는 연간 에너지 수입금액이 323억달러 규모로 경제활동을 위해 하루 평균 약 1억달러 상당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불안정한 상황 하에서 물가안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무역수지 흑자유지 등을 위해서는 에너지소비절약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이 같은 에너지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각 분야에서 에너지소비절약에 적극 동참해줄것과 특히 국내 전체 에너지소비의 56%를 차지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