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이경화 기자] 국내 스마트폰 사용 인구 4000만 명 시대. 여기에 올해 최대 화두인 핀테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되면서 금융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적극 활용해 대대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전용 예·적금 상품을 비롯해 태블릿PC로 보험 계약을 한다. 실물(플라스틱)없는 스마트폰 전용카드가 쏟아지고 스마트폰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잇따라 내놓는 등 활용방안도 가지각색이다.
은행들은 U드림 정기예금, 흔들어 예금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전용 상품에 저마다 우대이율을 책정해 내놨다.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U드림 정기예금’은 모바일뱅킹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우대금리로 0.2%p를 준다. 신한S뱅크 앱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p가 추가된다. 금리는 1년 기준 최고 2.2%p로 올해 들어 가입액이 6783억 원에 달한다.
IBK기업은행의 ‘흔들어 예금’은 앱을 통한 예금 가입과 만보기로 5만 걸음을 달성하면 최고 0.4%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는 1년 기준 최고 2.65%p로 올해 초 1만4000여 계좌에 2869억 원이 예치된 상태다.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 적금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아이콘을 눌러 그 횟수에 따라 최대 0.2%p의 우대금리를 주며 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전용예금인 ‘하나 e-플러스 정기예금’도 3년까지 유지하면 연 2.2%p의 이자 수익을 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미만으로 떨어지고 우대금리 등 이율도 점차 내리는 추세다”면서 “각 은행의 우대금리를 잘 파악해 추가적인 금리 혜택을 받아볼 것”을 조언했다.
모바일 바람은 보험계약 과정도 바꿨다. 태블릿PC로 상품설명뿐만 아니라 보험계약도 이뤄진다.
삼성생명의 경우 현재 전체 3만4000여 FC(설계사) 가운데 75% 정도가 태블릿PC를 보험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중 50% 이상은 매달 1건 이상 보험계약을 태블릿PC만을 이용해 처리하고 있다. 터치펜을 이용한 전자서명 보험계약 청약률은 최근 30%대로 높아졌다.
삼성생명 이모(37세) FC는 “휴대성 좋은 태블릿PC로 즉석에서 고객 맞춤형 보험 상품을 설계, 고객들에게 설명부터 가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도 전자 청약 체결률이 4월 기준 30% 수준까지 높아졌다. 올해까지 신계약의 50% 이상을 전자청약을 통해 체결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태블릿PC 카메라로 촬영하면 서류 이미지가 바로 암호화돼 본사로 전송되는 ‘스마트 플래너’를 3월 오픈했다.
교보생명 역시 보험 가입부터 보험료 지급, 대출까지 가능한 통합 모바일 시스템인 ‘교보드림On’으로 보험업계에 스마트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카드업계도 모바일 바람이 거세다.
금융당국이 모바일카드 단독발급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이달부터는 플라스틱 카드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전용 카드가 쏟아진다. 스마트폰·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카드는 스마트폰으로 내려 받아 사용하면 된다.
모바일 전용 카드는 안드로이드와 iOS 운용체제에서 앱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는 유심(USIM)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앱을 실행해 바코드·QR코드를 인식시키거나 유심 칩을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에 터치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신한·국민카드는 앱카드와 유심형 카드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롯데카드는 일단 앱카드만 내놓는다. 하나·BC카드는 유심형 모바일 전용 카드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우선 결제할 때 신용카드를 꺼내는 번거로움이 없다”며 “모바일 카드는 분실하더라도 핸드폰 화면이 잠겨 있으면 타인이 사용할 수 없고 발급 비용도 절약돼 젊은 고객층뿐만 아니라 중년 고객층에서도 관심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SK증권의 모바일 증권 거래 서비스(MTS)인 ‘주파수(주식을 지키는 파수꾼)’는 실시간 해킹 방지 알람·분실폰에 대한 원격 공인인증서 삭제 등 보안 기능을 갖췄다. 고객이 보유한 종목과 관심 종목에 대한 가격 급변·거래량 급증·긴급 뉴스 발생 등을 인공지능 시스템이 투자자를 대신해 감시하고 알려준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모바일 앱은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크레온팝 서비스·가까운 은행 찾기·매도한 주식 결제 대금을 바로 찾을 수 있는 당일 출금 서비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이프렌드 스마트’는 개인 맞춤형 주문 환경과 다양한 차트 기능, 야간 선물 옵션거래 등 다양한 상품 거래 지원 기능은 물론 세련된 화면 디자인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