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최천욱 기자] 5월 중국시장 성적표를 받은 현대차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밍투와 ix25 등 현지 전략 차종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1년 전 보다 전체 판매량이 12%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싼타페와 YF쏘나타가 힘을 잃고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싼타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40% 떨어졌다. 2012년 말 중국 대륙 공략을 시작한 싼타페는 모델 노후화가 실적 하락의 주 원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반에 판매가 올라갔다가 점차 줄어드는 프러덕트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4일 부분변경 모델로 내놓은 싼타페 ‘더 프라임’ 모델 중국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x35(국내명 투싼 ix)를 비롯해 ix25, KX3 등 중국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간섭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지만, 미미한 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 차량 전체가 전반적으로 서로 영향을 받겠지만, 국내시장에서 간섭이 심한 것처럼, 중국시장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중국 자체 브랜드가 50개가 넘는 등 수많은 브랜드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간섭에 대한 분석 자체가 어렵다"고 전했다.
가령, 중국은 쏘나타를 대체할 수 있는 차량이 워낙 많아서 쏘나타 고객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수요 간섭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신형 K5가 나오면 쏘나타의 판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국내시장과는 사뭇 다르다는 말이다.
YF쏘나타는 하락폭이 더 크다. 전년대비 70% 급감했다. 2011년 4월 출시된 YF쏘나타는 3월 신모델(LF쏘나타)출시로 인해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로도 판매되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현대차의 중국 택시는 아반떼가 주력이다.
무엇보다 쏘나타가 예전만큼 위상이 없어졌다. 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급인 중국 현지 여건에 특화된 밍투(미스트라)의 활약상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고객들은 개인용으로 쓰면서 접대를 겸용할 수 있는 상무용차량을 타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이에 맞춰서 생산된 전략 모델이 밍투"라며 "이 모델 때문에 쏘나타가 카니발리제이션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니발리제이션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밍투의 등장은 비단 쏘나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아반떼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3일 중국 충칭공장 착공식 참석차 출국했다. 현대차는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17년에 171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