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빌딩에 적용된 차세대 물리탐사 기술 개념도
[에너지경제 여영래기자] 현재 건축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의 공정률을 감안할 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1, 2월 께 준공될 전망이다. 이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면 우리나라도 세계 초고층 빌딩 보유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빌딩은 123층 555m 높이로 층수로 따지면 세계 4위, 높이로 본다면 세계 6위에 자리하게 된다.
이는 지난 1971년 삼일빌딩(서울특별시 종구구 소재)이 114m 높이로 준공되면서 국내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지 45년만이다.
문제는 건물의 높이가 300m를 넘는 초고층빌딩은 화재나 지진, 지반침하와 같은 각종 재난사고에 매우 취약하고,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건물처럼 외부에서 대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초고층빌딩의 안전과 유지관리를 위한 새로운 모니터링 기술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초고층빌딩 안전과 유지관리를 위한 차세대 물리탐사 및 계측기법’(도서출판 이화·표지 사진)가 발간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저자는 물리탐사 연구개발 분야에서만 40년여간 전념하고, 세계적 지구물리 전문지인 ‘Journal of Applied Geophysics’의 편집위원으로 17년간 활동한 김중열 박사(소암컨설턴트 대표)다.
그는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건설과정에서 싱크홀로 불거진 지반 안정성은 물론 초고층빌딩의 화재, 구조물안전성 등에 신뢰할 만한 안전과 유지관리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초고층빌딩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몇 가지 문제점과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초고층빌딩 하부 지반상태의 파악 문제다. 초고층빌딩은 지하심부의 절리암반 위에 위치하게 돼 설계에 기본이 되는 암반절리정보에 객관성이 부족하고 오차가 커, 시공 이후 건물의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도심지 싱크홀 문제다. 초고층빌딩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유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 주위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형태의 사소한 싱크홀이라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러나 현재 적용 내지는 개발이 예정돼 있는 기술은 이미 발생된 공동(空洞)의 확인이나 파이프 누수 확인에만 급급한 실정으로, 정작 싱크홀 발생의 근원적 원인을 제공하는 지반절리 취약대 정보, 지하수의 실시간 유동(강하) 정보 등을 파악하는데는 크게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한다.
셋째, 안전진단 계측 문제다. 초고층빌딩은 거센 바람이나 지진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 이때 구조물이나 시설물의 상태나 안전을 나타낼 수 있는 주요 매개변수는 온도와 변형률(strain)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직까지도 특정 지점의 값을 대변하는 ‘점 개념 측정방식(point sensing)’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초고층빌딩의 화재 발생 시 문제다. 초고층빌딩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외부에서 진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자체 소화시스템으로 조기에 진화에 나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스프링클러나 방화벽과 같은 소화시스템은 시험 작동시 엄청난 파괴력과 오작동으로 피해가 속출하기 때문에 평소 소방훈련을 실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처럼 초고층빌딩에서의 안전과 유지관리는 일반빌딩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라, 기존의 물리탐사 기술로는 그 해법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김 박사는 새로운 물리탐사 기법의 필요성의 절감해 왔고, 향후 전 세계적으로 물리탐사 기술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절리구조 3차원 입체영상화’, ‘다점온도 모니터링’, ‘광케이블 센서 기술’ 등을 저서에서 소개하고 있다.
김 박사는 이들 기술 중 일부는 물리탐사 선진국도 실용화에 이르지 못한 것들로 향후 초고층빌딩은 물론 기타 국가재난안전 분야에서 우리 기술이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자신 있게 말한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공간DB사업 등 국가재난안전시스템에도 이러한 선진화된 기술 적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시스템의 수준도 크게 제고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