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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 |
최근 잇단 삼성 계열사의 매각에 삼성 임직원 사이에서 언제 다른 그룹으로 팔려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최고의 임금수준과 복지를 누렸던 ‘삼성맨’이었던 만큼, 다른 옷을 입는 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게다가 ‘삼성’이라는 타이틀은 놓치고 싶지 않은 ‘지위’였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가속화되면서 개편 관련 계열사 임직원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실용주의’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업철학은 ‘기업’측면에서 효율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사람’측면에선 그렇지 않았다.
삼성은 10월 30일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의 화학부분을 롯데에 넘겼다. 롯데그룹은 합병을 발표하며 "인수되는 회사 임직원들에 대해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임금이나 복지 등의 처우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동을 해야 하는 임직원의 마음이 썩 내킬 리가 없는 대목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권 없이 이동을 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작년 삼성토탈과 삼성테크윈 등 방산과 화학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당시 계열사 직원들은 노조를 설립하고 반대투쟁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삼성종합화학 직원은 다른 옷을 입는 대신 1인당 평균 550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고 한화테크윈은 1인당 4000만원, 한화탈레스는 20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꼽히는 삼성물산의 통합 이후 이 계열사 임직원도 불안감이 끊이지 않는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되면서 중복되는 사업 분야의 구조조정설이 끊임없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삼성이 화학부문을 모두 매각하면서 전자·금융 등 주력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널리 퍼지면서 건설계열사는 더욱 긴장의 끈을 죄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리조트·건설 부문에서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에 더해 사옥이전 소식은 삼성물산 직원의 동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판교 테크노밸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있는 상일동으로, 상사부문은 삼성본관이 있는 세종대로로 옮겨가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활동 중 있는 상시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밝혔지만 내부 임직원의 불만은 다르다. 삼성물산의 한 내부직원은 "사업구조 재편까지야 회사차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총수의 승계를 위해 구조조정에 사옥이전까지,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