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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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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시장 잡아라" 친환경 전력산업에 '풀스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1.01 11:24

에너지신산업 대기업의 전략은?

▲10대그룹 등 기업들은 새해 에너지신산업의 본격 성장전망에 따른 시장선점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울산 남구 소재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수출 부두의 일출.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에너지경제신문 이정우 기자]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신 기후체제’ 출범으로 온실가스는 줄이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태양광·풍력 등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3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 시장 규모를 100조원까지 키우고 이를 통해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신사업은 에너지를 사고 팔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 구축, 저탄소 발전 중심 전력 산업 확대, 전기자동차 보급·확산과 그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활성화, 친환경 공정·기술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국내 10대 그룹이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대응과 전략 등을 알아본다.

▲작년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마련된 LG 전시관. (사진제공=LG그룹)

삼성·LG·SK그룹, 전기차·ESS 시장 공략 = 삼성·LG·SK그룹은 올해부터 전기차와 ESS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사업 전략 구상에 한창이다. 세계 각국이 연비와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전기차 보급이 빨라졌다. 실제 일본 시장조사기관 B3는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2015년 233만대에서 2020년 600만대 연평균 21%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사업 재편과 조직개편에 맞물려 자동차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의 자동차배터리 사업 주력 계열사인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해 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SDIBS)를 출범시켜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일관사업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작년 8월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와 손잡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어 기존의 내연기관에 설치해 연비를 높이는 LVS(저전압 배터리 시스템) 제품으로 신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2016년도 전략회의는 지난달 말 진행 완료했으며 세부 내용과 운영 방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시장지배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화학·LG전자·LG CNS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과 저장과 효율적으로 사용을 돕는 ‘완결형 밸류 체인(Value Chain)’을 갖춘 상태다. 국내 기업 중에는 LG가 유일하다. 예컨대 LG전자의 태양광 모듈이 전기를 생산하고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이를 저장, LG CNS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LG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세계 1위 ESS 기업인 AES 와 ESS 분야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AES가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구축하는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1GWh급 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1GWh는 약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이를 전기차로 환산하면 신형 볼트(Volt) 기준 약 5만대 이상, 스마트폰의 경우 약 9000만대 이상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분야의 투자 규모도 대폭 늘렸다. LG전자는 올해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1600억 원을 투자해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LG CNS는 국내외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은 원격검침인프라를 통해 특정 지역의 전력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분석으로 변화 방향을 예측, 도시 전체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작년 9월 경상북도, 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2020년까지 울릉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본격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위해 기존 디젤 발전기 대신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ESS,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EMS 등을 연계한 융·복합 독립형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LG는 작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에너지 신사업을 위한 조직을 강화했다. LG는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시장선도 성과를 창출하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에너지 부문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기업가치 30조, 글로벌 톱30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기업가치 혁신을 위한 사별 책임경영 강화와 실행력 혁신 △과감한 발탁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 추진 △ 글로벌 사업개발 및 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마치고 올해 경영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신사업 중 중대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7월 서산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2배인 연산 3만대로 확충했다. 승용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버스 등 상용차용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수주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도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예고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장기적 생존 기반 확보를 위한 ‘구조적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넘어 필리핀, 호주 등 신흥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화학사업의 경우는 중국 등 신흥 강자의 도전에 직면한 범용제품(Commodity) 대신 넥슬렌과 같은 고부가 화학제품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또한 저유가 장기화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석유개발시장에서는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진행하던 전통적 석유개발에서 셰일혁명의 본거지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전통 석유개발 사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중심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올해 친환경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를 내놓는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양산화가 끝난 상태이고 전기차는 개발이 완료됐고 바로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달 친환경차 브랜드 모델이 나오면 쏘나타, 그랜저를 포함해 하이브리드만 3개 차종이 되며 올해 하이브리드 전용 브랜드에서도 전기차 차종이 1개 선보인다"며 "기아차의 경우 현재 K5, K7 등 하이브리드 차종이 2개가 있고 전기차는 레이, 쏘울 등 2개 차종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8개의 친환경 차종을 2020년에 22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YF쏘나타 하이브리드 4479대, LF쏘나타 하이브리드 832대 등 쏘나타 5311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1만3512대 등 작년 1만4344대를 판매, 2013년 1만3980대(아반떼 582대, 쏘나타 1만3398대)보다 2.6% 판매가 증가했다. 기아차도 K5 하이브리드 5155대, K7 하이브리드 3842대 등 작년 8997대를 판매, 2013년 8028대(포르테 286대, K5 7742대)보다 12.1% 늘었다.

‘태양광 올인’ 한화 신흥시장 공략 강화 = 한화그룹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 중 태양광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전무를 주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작년 2월 ‘한화큐셀’로 통합, 셀 생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탄생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 1.5GW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실적을 거뒀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작년 2분기 영업이익 100만달러를 기록해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이후 첫 흑자전환을 이뤘으며 3분기 영업이익은 4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약 40배에 가까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신흥국 발전 시장 공략을 강화해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태양광 분야에서 최근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148.8MW에 이르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70MW의 모듈 공급 계약도 체결하는 등 인도 태양광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터키에서도 18.3MW에 이르는 터키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건설, 터키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1단계로 8.3MW의 발전소는 작년 11월 30일 준공해 전력 생산을 시작 했고, 나머지 10MW 규모의 2단계 태양광 발전소는 올해 초 착공, 3분기 내 준공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이 2007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800㎿ 5기)로 수주해 2013년 완공한 인도 문드라 석탄화력발전소. (사진제공=두산그룹)

GS, 복합소재 눈독…두산·포스코, 친환경 화력발전 집중 = 에너지·발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그룹은 2017년까지 3년간 총 5개에 이르는 신규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석유사업 등 핵심사업에서 원가절감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적극 기울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기존에 축적된 기술 및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케미칼 및 복합소재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GS칼텍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하여 약 500억원을 투자해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건설하고, 전후방에서 원료 및 다양한 응용제품을 담당할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바이오화학 산업의 기반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석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기존의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한편 바이오케미칼, 복합소재 등에서 성과를 창출해 향후 신성장동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투자를 통한 시설 확장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GS 내 에너지전문사업지주회사로 2012년 출범한 GS에너지는 작년 5월 초대형 생산유전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의 지분 3%를 취득, 한국 유전 개발사업 역사상 단일사업 기준 최대 규모인 하루 약 5만배럴, 40년간 약 8억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확보하는 등 해외 자원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인프로코어와 함께 두산그룹을 이끄는 양대 축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고효율의 차세대 화력발전 기술 ‘초초임계압(USC) 1000MW 화력발전’과 ‘석탄가스화 복합발전 (IGCC)’을 필두로 4년 만에 10조원대 신규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4월 7000억원 규모의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총 2000MW 규모로, 1000MW급 한국형 초초임계압(USC)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는 원전 2기와 맞먹는 규모다. 1000MW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소는 동일한 양의 화석연료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와 황산가스, 질산가스 등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고효율, 친환경의 첨단 발전설비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인도·동남아가 기존 해외 발전사업의 주력시장"이라며 "사업 다각화와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와 발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얻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작년 11월 경북 포항 연료전지 셀 공장이 완공돼 100%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같은 달 남아프리카 보츠와나공화국의 300㎿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외 발전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 발전기업이 남아프리카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에너지는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0년 5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건설될 석탄화력발전소에는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순환유동층보일러 설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B747-8i. (사진제공=대한항공)

한진, 탄소 저감 항공기 도입 확대 =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으로 에너지 신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작년 8월 B747-8i 차세대 항공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며 항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B747-8i 차세대 항공기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연료 효율성은 높이고 탄소와 소음은 저감한 기종이다. 기존 B747-400 비해 동체 길이가 5.6m가 길고 B747-400 대비 약 50여석을 추가할 수 있으며, 화물탑재 공간도 27.9 평방미터가 늘어났다.

현존하는 대형 항공기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순항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최대 14시간에 1만4815km까지 운항할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B747-8i 차세대 항공기 4대 도입을 완료했으며, 내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들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한편, 글로벌 환경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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