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한국산 바이오시밀러 약품 진출에 경계심을 표출했다. 사진은 Intas의 복제약인 Mabdtas (사진=위키디피아)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프랑스가 한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자국 시장에 대거 진출할 것을 우려하고 나섰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기간이 만료된 제약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복제약이다. 원본의 70% 가격에 거래되면서도 약효는 대동소이해 시장 전망이 밝다.
21일 코트라는 프랑스 일간경제 레제코가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프랑스 제약업계가 한국 제약업체들의 바이오시밀러 유럽 시장 판매허가 취득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레젠코에 따르면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회사인 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관절염 등 면역질환 치료제 ‘베네팔리’가 최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자마자 프랑스 일각에선 몇 십년 전 인도의 제네릭 의약품 시장 공세와 비교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 암젠이 개발한 관절질환 등 면역질환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의 유럽 출시에 이어 다른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잠재력이 크고 향후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이미 유럽에 진출해 방대한 판매망을 가진 미국 기업이 판매를 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네팔리는 바이오젠이 판매를 맡아 단계적으로 유럽연합 28개 회원국과 유럽 전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오젠은 스위스 제네바에 유럽본부를 두고 유럽 22개국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덴마크에 생산공장도 가동하는 네트워크가 탄탄한 미국 3위 바이오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유럽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과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SB9’에 대해선 3년 내 판매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베네팔리 등 이들 5개 제품 오리지널약(엔브렐)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89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였으며, 이중 유럽의 시장 규모는 25억 달러(약 3조원)였다.
2020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는 350억 달러로 2015년 대비 7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 미국 나스닥 상장에 나섰으며, 아직 성공하진 못했으나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 개발에 4년간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발표했는데, 이것만 보아도 ㈜셀트리온 등 한국 제약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답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한국기업의 움직임은 프랑스 현지 기업들에게 경계심을 일으켜 프랑스에서 수십년 전 인도 제약회사들이 돌풍을 일으켰던 유럽 제네릭 의약품 시장 공략과 비교할 정도다.
일단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약업체들이 독보적인 기술 개발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바이오의약품 복제품의 유럽과 향후 미국 출시에 성공함으로써 연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수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선진국의 역공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다.
2014년 프랑스 의약품 안전청(ANSM)이 임상실험 기록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인도산 25개 제네릭 의약품(이부프로펜 계통) 판매를 중단한 바 기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우리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현장 검사 등을 통해 수입억제를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다 철저한 품질 및 임상실험 데이터 등 관련 자료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의료체계는 국가의료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어 국별 가격 산정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지 시장규모나 약 값 등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