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반떼. 사진제공=현대차 |
현대모비스가 2006년 자체 개발한 부품이 그동안 숱한 구설을 낳았던 현대·기아자동차의 파워스티어링(MDPS) 결함을 야기한 주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제 부품 개발 시기와 무상교체 대상 차종인 아반떼 생산 시점을 고려하면 현대자동차가 문제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눈감아 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자칫 ‘윤리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본지 취재 결과, 현대·기아자동차 MDPS 결함은 현대모비스 부품 때문에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서비스센터인 ‘오토큐’ 3곳의 관계자는 18일 "기아차의 MDPS 플렉시블 키플링 교체는 현대모비스 제품을 장착한 차주만 해당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 3일부터 아반떼(HD, MD, HD HEV), 쏘나타(YF, YF HEV) 등 8개 차종에 대해 플렉시블 커플링 무상교체에 들어갔다. 헌데 ‘형제기업’ 기아차는 소리도 없이 직영서비스센터에서 이미 무상교체를 실시하고 있다. 대상 차량들에는 현대모비스의 플렉시블 커플링이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현대자동차 블로그. |
현대·기아차에 들어가는 MDPS 부품인 플렉시블 커플링은 현대모비스와 만도가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은 현대모비스가 2006년 초반 국산화에 성공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로,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소재 공장에서 제작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과거 납품한 제품이 경쟁사 부품과 비교해 마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음이 발생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이라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로 변신한 지 16년 만에 글로벌 부품 업체(2014년 매출액 기준) 4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고성장을 이어왔지만 이번 MDPS 논란으로 치명적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두 업체의 제품이 납품된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행정 당국도 2014년 중순부터 실시한 조사결과를 지금껏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와 기업의 유착 관계를 의심해 볼 만한 대목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대차가 무상교체를 실시한 차종 중에는 아반떼HD가 들어있는데, 이 차량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MDPS를 최초로 탑재한 차량이다. 차량 생산 연도가 2006년6월26일~2010년8월17일인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회사가 부품 하자 사실을 의도적으로 눈감았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한 뒤 입을 굳게 닫았다.
한편 만도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양사가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두 부품은 생산 방식과 제품 안의 구조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만도의 제품은 다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만도 관계자 역시 "제품 구조상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