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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국도형 넛지스토리 대표, 마이너스 인생 끝…창업 3년만에 10억 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3.04 00:31
국도형 넛지스토리 대표1

▲16일 국도형 넛지스토리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원기 기자 mwkee@ekn.kr

젊은 기업인들이 질주하고 있다. 패기와 도전, 열정이 지금은 이들 기업인의 최고 자산이다. 그만큼 ‘창조적 파괴’를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이 충일하다. 기업가 정신의 요체는 혁신이다. 때문에 이들 혁신가는 우리 산업에, 우리 사회에 창조정신을 고취시키고 실행력을 길러준다. 나아가 창업을 생각하는 2030세대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본지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매주 금요일 인터뷰 시리즈 ‘예비 재벌’을 연재한다. 인터뷰이는 창업 1년이 지났고 종업원 10명 이상 근무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만35세 미만으로 한정했다. 창조정신과 혁신, 실천력으로 무장된 이들 기업인 중 제2의 정주영, 이병철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이정우 기자] "마이너스 인생에서 3년만에 10억원을 벌었죠. 스토리텔링 콘텐츠는 현재 ‘완벽한’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실 없이 자택근무하는 분이 많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대행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은 아이디어 싸움이고 상대방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와 대행사는 통상 ‘갑을 관계’라고 하지만 ‘갑갑 관계’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1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스토리텔링 온라인마케팅 회사를 찾았다. 국도형(31) 넛지스토리 대표가 기자를 반갑게 맞는다. 한 빌딩의 4층 건물 일부를 쓰고 있으며 한 켠에는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직원들이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낮잠용 의자도 마련해 놨다. 통통한 체격의 서글서글한 성격의 국 대표는 마이너스 인생에서 3년만에 자산 10억원을 일구기까지 스토리와 인생 역정을 풀어놨다.

국도형 대표는 2013년 우연한 계기로 서울시청에서 소외계층 300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복지사업 ‘서울특별시 자기주도형 독서지도 서비스’의 위탁 총괄운영을 맡았다. 그는 "지자체 사업이다 보니 실질적인 운영에 전략마케팅 계획이 필요했고, 이를 통해 마케팅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당시를 소회했다.

하지만 사업 성과를 통해 시범사업을 정규사업으로 전환시켰으나 예산 문제로 함께 일하던 선생님들이 퇴직하게 됐다. 국 대표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콘텐츠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고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직장을 만들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포부는 컸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27세에 수중에 가진 돈이 없고 경제적으로도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국 대표는 "학창시절 아버지가 제법 크게 카센터를 운영했는데 IMF 때 사업 실패로 힘들었다. 돈이 없어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설상가상으로 영하 10도를 웃도는 겨울에 가스공급마저 중단돼 휴대용 버너에 물을 가득채운 양동이를 올려놓고 옷을 막 네 겹씩 입어가며 버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는 2014년 저신용자 대출상품으로 800만원을 빌려 2평짜리 소호 사무실에 보증금 없이 월 20여만원을 내고 창업했다. 창업 인원은 자신을 포함해 공동 창업자 1명이다.

열정은 넘쳤지만 창업 후 거의 두 달 동안 매출이 없고 월급은커녕 빚만 늘어갔다. 팔리는 상품인 걸까 라는 고민을 할 때 쯤 인연이 있던 한 업체 대표로부터 200만원 상당의 마케팅 계약을 따냈다. 이후 자신감이 붙고 돈을 버는 대로 꾸준하게 영업조직에 투자해 매출을 키워냈다. 물론 순익이 크게 나거나 하진 않았지만 단기간 매출 성장 탓에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1억 정도의 재원 마련도 가능해졌다.

창업 1년만에 직원 수가 2명에서 15명으로 늘고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사업에 위기가 찾아왔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던 국 대표는 "조직이 커지면 운영을 바꿔야 하는데 제가 너무 회사를 둥글게 둥글게 운영하다 보니 영업팀 전체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적자가 지속되자 직원 한 명씩 면담을 가졌고 회사의 방침을 타이트하게 바꿨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6명 빼고 전부 퇴사했다.

이때 그는 회사의 규율이나 목표 설정 등이 얼마나 필요한 부분인지, 첫 단추를 꿰는 작업에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하는 지를 뼈져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그나마 강도 높게 회사의 방침을 바꾼 뒤 매출은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아가 위안이 됐다고 한다. 매출 구조는 콘텐츠(웹툰, 쇼핑몰 상세페이지, 바이럴 영상, CM송 작업 ) 비중이 60%, 바이럴마케팅(블로그·SNS·인터넷 커뮤니티 마케팅)이 40%다. 콘텐츠는 지적재산권 사업으로 통상 클라이언트와 마케팅 계약기간은 짧게는 3달, 길게는 1~3년이다.

올해는 직원 수를 3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국 대표는 "작년 기준 매출액은 7억원으로 수익구조는 나아졌다"며 "창업 3년만에 자산이 10억원으로 늘어났고 마이너스 인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했다. 3년만에 회사를 이렇게 성장시킨 비결로 그는 솔직함, 무대포 정신, 메모 습관을 꼽고 있다. "고객 의식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 만들어 내는 감동은 그냥 그때 뿐이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성과를 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판단을 잘못해 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럴 땐 그냥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존경한다는 그는 일할 때는 일단 부닥치고 본다. 그는 "마장동 우시장을 무작정 찾아가 블로그 마케팅을 했다"며 "처음에는 잡상인 취급까지 당했지만 그래도 기죽지 않고 하다 보니 길이 열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메모광’인 국 대표는 아이디어 떠오를 때 마다 수첩에 기록한다. 현재 메모수첩이 다섯 권이 넘는다. 또한 인터넷으로 누리꾼의 반응을 관찰하고 어떤 부분이 이슈가 있고 트렌드가 뭔지 매일 살려본다. 그는 "흐름을 알아야 아이템이 나오고 올바른 마케팅 전략이 나오므로 사람과의 만남, 인터넷 서치 등을 통해 얻게 되는 정보를 토대로 자체적으로 분석해 아이템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국 대표는 사업가로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며 5년 적자가 나더라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안정된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너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영업적 마인드와 나눔의 미덕, 신뢰, 카리스마, 혜안 등 5가지를 꼽았다. 특히 신뢰에 대해 그는 "돈으로 사람을 다스릴 수는 있지만 따르게 할 수는 없다"며 "신뢰는 어려운 순간에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국도형 대표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저변을 넓혀가는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그는 "10년 내 TV광고를 기획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갖춘 콘텐츠 기획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ho Is…
1986년생,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과정, 넛지스토리 대표이사(2014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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