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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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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서도 전기 산다"…전력 판매 자유화 앞두고 경쟁 ‘봇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2.26 17:21

태양광발전 등 전력 ‘현지생산, 현지소비’로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CHINA-ZHEJIANG-YIWU-SOLAR PANEL-ROOF (CN)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일본에서는 4월부터 전력 소매가 전면 자유화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전력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10대 전력업체에 의해 독점돼온 현행 전력 판매 제도를 폐지하고 일반 가정이 전력 공급업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5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이미 14개 광역 및 단위 지방자치단체가 전력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설립을 검토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현지에 있는 태양광발전소 등에서 전기를 조달해 지금까지 시장을 장악해온 대형 전력회사 보다 싼 값에 전력을 공급,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후쿠오카(福岡)현 미야마시가 55%를 출자한 ‘미야마 스마트에너지’는 규슈(九州)전력이 부과하는 현재의 전기요금보다 평균 2% 싼 값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3년 후에는 시내 전가구의 70%에 해당하는 약 1만 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지역내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를 구입해 판매하되 발전이 불가능한 야간에는 부족분을 전력도매시장에서 구입해 충당키로 했다. 작년 가을부터 시청사 등 공공시설과 현지 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소매판매가 자유화되는 4월부터는 일반 가정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야마가타(山形)현이 작년 9월 야마가타신전력을 설립한 것을 비롯, 14개 지자체가 13개의 지자체 전력회사를 설립했거나 설립하기로 했고 아키타(秋田)현 가즈노시와 나라(奈浪)현 이코마(生駒)시 등은 설립을 적극 검토중이다.

지자체가 설립하는 전력회사들은 현지 발전소가 태양광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발전한 전기를 역내 공공시설과 각급 학교, 가정 등에 공급하는 ‘현지생산. 현지소비’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차대전중 발족한 국책기업 ‘일본송·발전’이 1951년 해체되면서 지역별로 9개 전력회사가 전력을 독점, 생산 공급하다 1972년 오키나와(沖繩)전력이 생기면서 전국을 10개 대형 전력회사가 지역별로 발전과 송전은 물론 판매까지 독점해 왔다.

2000년 대규모 공장용 소매판매 자유화를 시작으로 자유화 대상을 확대해 왔으며 올 4월부터는 소매판매 지역제한이 전면 철폐된다. 또 경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 4월까지 대형 전력회사의 발전부문과 송전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160개 이상의 사업자가 전력판매 사업에 새로 뛰어 들어 기존 회사와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도쿄가스는 전력과 인터넷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서 계약하면 요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케이블TV업체인 주피터텔레콤은 케이블TV고객을 상대로 전기와 케이블TV를 세트로 계약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휴대전화 업체들도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자사 휴대전화 서비스와 도쿄전력 전력을 세트로 계약하는 경우 휴대전화 요금을 매월 100~300엔(1000~3000원) 할인해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놨다. 기존 전력업체인 도쿄전력이 통신회사와 연대, 수성에 나선 형국이다. 소프트뱅크는 도쿄전력의 전력 이외에 태양광·풍력 전력 등도 일반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휴대전화 업체인 KDDI도 전력 소매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고, 도코모도 전력 소매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2위 기업인 로손이 전력 소매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로손은 도쿄(東京) 등 간토(關東)지역 4000여 점포를 통해 전력공급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로손은 미쓰비시 상사와 함께 전력소매업체인 ‘MC리테일 에너지’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주부(中部)전력과 미쓰비시상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전력회사인 다이아몬드파워를 통해 전력을 조달, 일반 가정이나 소매점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로손은 도쿄전력 등 기존 대형전력회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 2020년까지 1만세대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로손이 판매하는 전기를 쓰고 전기요금을 납부하면 로손 점포에서 상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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