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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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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새주인 되려면 최소 33兆 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3.20 14:34

시총184조 삼성전자도 외국자본 10조면 경영권 '흔들'


국내 매출 규모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이 회사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만일 삼성전자 경영권이 이 회장 일가(一家)가 아닌 제3자로 바뀌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들까.

이에 대해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최소 33조원 넘는 천문학적 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금액은 삼성전자 최대주주 지분가치를 산정한 데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 최대주주 주식은 3월11일 기준 2597만 9530주(보통주 기준)다. 비율로는 17.9%. 앞서 보유 주식을 지난 3월15일 종가 125만 3000원으로 계산하면 32조 5523억원이나 된다.

반면 글로벌 투자사인 뱅가드 그룹이 보유한 애플의 지분평가액은 15일 기준 40조원(한화 기준) 내외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각각 17조원, 30조원 이상 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경영권이 바뀔 확률은 어느 정도 될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글로벌 투자사 등에서 33조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삼성전자의 새 주인 자리를 꿰차서 얻게 되는 실이익이 높지 않아서다.

또한 제3자가 18%가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도 녹록치 않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국내외 투자기관 등에서 이건희 회장 일가를 배척해 최대주주를 바꾸는데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삼성전자 경영권을 넘보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넘사벽(넘기 힘든 사차원의 벽)’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경영권이 100%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수가 존재한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 중 50% 내외는 외국계 몫이다.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외국 투자자는 현재 기준으로 전무하다. 하지만 1~2% 소수 지분을 가진 외국 지분이 규합되거나,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것이 현실화 되면 삼성전자 최대주주 측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먼저 고배당을 요구할 것이고, 이후 사사건건 경영 간섭도 하게 된다. 삼성전자 5% 지분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10조원 안팎이다. 투자에 대한 수익성만 보장되면 앞서 언급한 뱅가드 그룹을 비롯해 블랙록, 해외 연기금 같은 글로벌 투자기관 등에서 지분 매입에 나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특히 수년 내 경영 승계가 본격 이뤄지면, 삼성전자 최대주주 지분율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때문에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계열사 등을 통해 삼성전자 최대주주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해 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20% 미만의 최대주주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외국 투자자의 작은 미동에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스피 중 최대주주 본인이 개인인 곳은 355社


한국2만기업연구소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유가증권에 상장된 기업(이하 코스피) 770곳 중 최대주주 본인이 개인인 곳은 355곳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회사들은 재단이나 법인 등이 최대주주 본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 본인은 (주)LG와 현대모비스다.

조사 대상 355개 회사의 지난 3월15일 기준 최대주주 지분(본인 및 특수관계인) 가치액은 총 160조 6266억원으로 나타났다. 355社 중 지분 가치가 최고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최대주주 지분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당사자는 특수관계인인 ‘삼성생명’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7.6%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4.1%로 지분 비중이 높았다. 이건희 회장은 세 번째로 많은 3.4%를 보유중이다. 이 회장의 지난 3월15일 삼성전자 주식평가액은 6조 2467억원이나 됐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삼성물산 최대주주 지분평가액이 11조 4118억원으로 높다. 삼성물산 최대주주 지분은 39.4%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한 지분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본인은 이재용 부회장이다. 39.4% 지분 중 17.2%가 이 부회장 소유다. 이 부회장의 3월 15일 기준 삼성물산 지분 가치는 4조 8848억원이다. 3위는 삼성생명으로 10조 7221억원이다.

1~3위까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순으로 삼성 계열사가 차지했다. 세 회사의 최대주주 지분평가액만 해도 55조원에 근접했다. 이 금액은 조사 대상 355개 회사 전체 지분 가치의 34.0%나 됐다. 4~5위는 각각 아모레G와 한미사이언스로 나타났다. 아모레G의 최대주주 지분평가액은 7조 882억원이고, 한미사이언스는 5조 6461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외 6~10위권에는 LG(5조 6095억원), 롯데쇼핑(5조 4387억원), SK(5조 2701억원), CJ(2조 8820억원), 현대글로비스(2조 7881억원) 순으로 확인됐다.

◇ 단일종목 지분가치, 서경배 회장 이건희 회장 추월

최대주주 본인별 주식평가액 1위는 아모레G 최대주주 본인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G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61.4%다. 이 중 서 회장의 지분이 55.7%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서 회장의 지분가치는 6조 4221억원이다. 단일 종목만 놓고 보면, 아모레G 서경배 회장이 삼성전자 최대주주 본인인 이건희 회장보다 1753억원 정도 지분평가액이 더 높았다.

2~4위는 각각 이건희 회장(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 이건희 회장(삼성생명)이 차지했다. 삼성생명 최대주주 이건희 회장의 지분 가치는 4조 7331억원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8111억원)에서 보유한 지분 가치를 모두 합하면 11조 7911억원이나 된다. 국내 최고의 주식갑부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5~8위는 최태원 회장(SK) 3조 9928억원, 임성기 회장(한미사이언스) 2조 9673억원, 이재현 회장(CJ) 2조 8049억원, 정의선 부회장(현대글로비스) 1조 650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홍석조 회장(BGF리테일) 1조 5095억원, 구본무 회장(LG) 1조 3056억원도 상위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조정호 회장(메리츠금융지주) 1조 2089억원, 신동빈 회장(롯데쇼핑) 1조 1441억원, 조창걸 회장(한샘) 1조 913억원의 지분 가치도 1조원을 넘겼다.

이번에 조사된 355개 코스피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은 112社(31.5%)로 조사됐다. 경영권 위협을 전혀 받지 않는 회사다. 대표적으로 세아홀딩스 최대주주 지분율은 89.9%나 된다. 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본다면 긍정적이다.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매년 배당이 나오면 오너 일가인 최대주주 측에서 대부분 챙겨간다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30%대(68社)와 40%대(90社)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권을 구축해 놓고 있는 기업도 각각 19.2%, 25.4%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355개 회사 중 76% 정도는 최대주주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 두고 있어, 독자적인 경영권 방어에 큰 어려움이 없다. 반면 경영권 분쟁시 우호 지분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20%대와 10%대 이하 지분 보유 회사도 각각 61社(17.2%), 24社(6.8%)였다. 24%는 최대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다소 위험군에 포함된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10%대인 회사로는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산업개발(18.5%), 광동제약(17.6%), 동아쏘시오홀딩스(14.2%), 대신증권(10.6%) 등이 포함됐다.

최대주주 지분 가치로는 10조원 이상은 3곳(0.8%)에 불과했고, 1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은 24곳(6.8%), 5000억~1조원 16곳(4.5%)으로 나타났다. 1000~5000억원 101곳(28.5%), 500~1000억원 81곳(22.8%), 100~500억원 113곳(31.8%), 100억원 미만 17곳(4.8%)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 가치가 1조원 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이면서 최대주주 본인도 5% 미만으로 낮은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며 "삼성전자는 외국 투자기관이 5% 지분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국내 유가증권에 상장된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 현황 및 지분 가치 분석 조사’에서 나왔다. 보유 주식 현황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3월11일까지 보고된 최대주주 지분 변동 현황을 기초로 했다. 지분평가액은 3월15일 당일 종가(보통주)를 보유 주식으로 곱해 산정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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