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프리몬트.사진=유튜브 캡쳐 |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피아트 프리몬트에 결함이 발견됐다. 당국은 문제 차량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후 열흘 넘게 지났지만, 일부 서비스센터는 ‘동문서답’을 내놓는다. 결함은 같은데 처방은 각양각색이다. 소비자만 골탕 먹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갑-을’ 관계로 엮인 구조 때문에 생긴다. 즉 FCA코리아와 딜러사의 불통이 낳은 결과다. 팔고 나면 끝이란 FCA코리아의 이면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는 피아트 프리몬트 차량에서 ABS(Anti-Lock Brake System)모듈의 접지단자 불량이 발견되자 2012년 9월4일~2013년 3월13일까지 생산된 차량 모두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FCA(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코리아는 2013년~2014년까지 2년간 287대의 프리몬트를 판매했다. 헌데 서비스센터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동일한 결함으로 리콜된 차량에 대한 사후관리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센터는 아예 리콜 사실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지방은 행사기간이란 이유로 4월이나 돼야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차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한 서비스센터에 프리몬트 리콜 계획에 대해 문의하자 담당 직원은 "리콜 공지문이 차주에게 전달된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리콜이 확실히 실시된다는 지침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 다음 달쯤에야 리콜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으니 다시 한 번 연락을 달라"고 덧붙였다. 이미 국토부가 차량에 대한 결함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표한 지 10여일이 지나도록 지침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다른 서비스센터 직원은 "2~3번 센터 방문은 염두해 둬야 할 것"이라며 "수리를 해보니 대게 한 번에 문제를 잡지 못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처럼 엇갈리는 수리센터 반응에 차주들은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특히 리콜 정보가 없던 서비스센터는 서울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 다른 센터와 비교해 소비자 문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는 달리 딜러사 차원에서 수리가 이뤄지는 탓에 일부 딜러사는 차주보다 리콜 사실을 늦게 아는 경우도 있다"며 "결국 시정률이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비해 정비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지방에 거주 중인 차주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복수의 서비스센터 직원은 "이달 실시하는 캠페인 여파로 센터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어 이달이 넘어서야 리콜 수리 예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의 차량을 수입판매한 FCA코리아의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윤호선 FCA코리아 차장을 대신해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리콜 공지가 된 이후 딜러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며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지방에선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겠지만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판매에만 눈이 벌겋고, 리콜 대응은 똥배짱"이라며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