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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발효 100일 대기업 ‘흐림’, 중기 ‘맑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3.29 00:08
한중 FTA

▲한중 FTA 수혜품목.(자료제공=한국무역협회)

[에너지경제신문 이정우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이 3월28일 기준으로 100일을 맞은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국과 경쟁하는 업종이 많은 자동차, 화장품 등의 분야는 개방에서 제외돼 수출 증가가 미미한 반면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은 전자응용기기, 금속공작기계 등의 분야는 관세율 인하로 수출이 크게 늘어서다. 때문에 향후 대중 수출에 증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크다. 일각에서는 한중 FTA가 발효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효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한중 FTA 발효 100일 무역업계의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자응용기기 분야의 대중 수출이 97.6% 늘었다. 요업제품(45.4%), 금속공작기계(29.9%), 알루미늄(23.7%)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중 FTA 2년차 관세 인하 폭이 3%포인트 이상 적용됐기 때문이다. 같은 관세율 인파 폭을 적용받은 편직물, 의류, 타일도자기 등도 혜택을 봤다.

국제무역연구원이 무역업체 49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44.5%가 2년차 관세 인하로 대중 수출이 증가하리라고 답했다. 특히 대기업(28.1%)보다는 중소기업(45.6%)의 기대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 495개사는 수출 위주(39.8%), 수입위주(7.7%), 수출입 모두 활발(47.3%) 등 다양한 사업형태로 구성됐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수출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수혜분야에 중소기업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경영학부)는 "대기업이 중국과 경쟁하는 업종이 많이 배제돼서 그렇다. 자동차와 화장품을 보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세율 차가 크다. 우리나라는 관세율이 낮고 중국은 높다. 관세율 차가 클수록 유리할 수 있는데 자동차와 화장품이 개방에서 제외돼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의료기기, 생활용품, 화장품 원재료, 전기전자 등은 수혜업종이고 이 분야에 중소기업이 많다"고 분석했다.

민경실 한국무역협회 연구원도 "한중 FTA 수혜가 크지 않은 철강, 석유화학 등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수혜품목이 중소기업 위주로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섬유, 의복, 인터넷, 게임, 미디어 등 한중 FTA 수혜업종에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많은 것도 영향이 적지 않다"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비교해보면 중국은 원자재 분야가 한국에 비해 강하다. 때문에 합성수지, 합성고무, 비금속광물 등은 한국이 다소 불리하다. 섬유는 가격경쟁력이 심하고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식음료 업종은 한중 FTA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중 FTA로 큰 영향은 별로 없고 중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며 "식음료는 세부적인 수출입 규정이 까다로워 중국의 수출입 규정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중 FTA 발효 효과를 말하기엔 다소 이르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내수부진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 수출입 교역량 자체가 마이너스"라며 "한중 FTA 효과가 없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발효된 지 얼마되지 않아 효과를 논하기에 이른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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