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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와 그의 부인 (붉은 원 안). 사진제공=연합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유열씨가 공식적인 자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재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롯데3세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처사가 아니겠느냐는 전망이다. 유열씨는 일본에서 유명 대학을 나와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일본 국적을 갖고 있다. 롯데 경영권 파동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고, 신동빈 회장 ‘원 리더’ 체제가 구축돼 가는 시점이라 유열씨 등장은 롯데3세 경영수업 시작 등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3월31일 일본 도쿄 긴자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개장행사에 신동빈 회장이 아들 유열씨 부부와 함께 나타났다. 작년에 결혼한 유열씨가 롯데 관련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의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씨,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 이사장의 딸 장선윤 호텔롯데 해외사업개발 담당 상무 등이 이번 행사에 동참했다.
신유열씨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적다. 롯데그룹 측은 신유열씨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롯데 관계자는 "특별히 신유열씨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유열씨는 작년에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고 현재는 미국 컬럼비아대 MBA 과정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열씨는 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롯데 계열사가 아닌 노무라증권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과 같은 길을 걷는 것으로 신 회장이 3세 승계를 염두에 두고 경영수업을 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유열씨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사토시다. 일본 국적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아버지 신동빈 회장이 상당 기간 일본 국적을 유지한 후 한국 국적을 획득한 것처럼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학창시절을 일본에서 보내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고 한국롯데의 회장이 된 것처럼 언젠가는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위해 국적을 확실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자라 일본 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롯데 운영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과 일본의 롯데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일본에 대한 이해도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롯데가 한국에서 재계 순위 5위권인데 실제로 모든 컨트롤은 일본 롯데홀딩스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추후 롯데의 경영권 장악을 위해서라면 일본에서 자라고 경험을 쌓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열씨가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아오야마가쿠인 학교는 일본 내에서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다. 사립학교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운영을 한다. 이 학교는 사장을 많이 배출한 학교로 알려졌다. 제계 관계자는 "10년 전 학비가 학기당 우리 돈으로 1500만원 내외였다"며 "동경에 소재했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이 학업을 하는 부유층 자제가 많아 두터운 인맥을 쌓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