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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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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동규 기자]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3세 경영승계가 돛대를 달았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28일 주주총회에서 금호산업 등기이사에 올랐다.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은 18일 이사회에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진과 금호아시아나는 국내 항공 라이벌 관계이자 좋지 않은 국내외 경영여건을 놓고 동병상린 중이다. 특히 조양호-박삼구 부친의 ‘오너리스크’를 각각 넘어서야 한다.
조원태 대표이사는 대한항공 실적 개선과 한진해운 정상화가 당면과제다. 신성장 동력 확보 등도 그가 조만간 풀어야 할 숙제다. 박세창 사장도 금호타이어 인수 마무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에어서울의 시장 안착 등을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이들 3세 경영인에게 항공사 경영 정상화는 가장 큰 숙제라고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저비용항공사의 거센 도전으로 여객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실적은 37.6% 증가한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실적은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제선 분담률도 저비용항공사는 2011년 3.9%에서 작년 14.6%로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2011년 56.2%를 차지한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분담률은 작년 49.6%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들 3세 경영인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선에 나섰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두 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일단 경영 일선에 나선 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룹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며 "선대가 잘 하지 못한 일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재계 관계자는 "등기이사 등 책임 있는 자리에 올랐더라도 아직 조양호, 박삼구 회장이 건재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그룹의 주요 결정을 할 수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경영 일선에 나온 만큼 이들의 행보가 그룹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조원태 대표이사는 대한항공의 다소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혁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기업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자신과 뜻이 같은 사람을 얼마나 곁에 둘 수 있는지도 향후 안정적인 경영에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세창 사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등 구조조정을 잘 마무리 해야 경영 토대가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3세 경영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온다. 경영능력이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오너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경영수업을 제대로 받은 뒤 일선에 나서면 책임감도 높고 경영도 더 잘 할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다만 경영자로서 능력이 검증된 재벌 3세가 드물기 때문에 일정 부분 위험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항공 라이벌 3세들의 경영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