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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경쟁력 있는 신재생 에너지를 선별·개발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4.11 17:31

김송호 (주)삼표산업 연구소 품질경영본부장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비하고,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어떤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좋을지에 대해 판단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물론 전혀 다른 분야의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을 공정하게 분석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어느 시점에서 분석하느냐에 따라 비교 우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열세에 있지만, 차후에는 비교 우위로 올라설 경우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또 각 추진 주체, 즉 기업이나 국가의 사정에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비교 우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막이 많은 나라는 태양열이 우위에 있을 것이고, 아이슬란드와 같은 화산지역에서는 지열 발전이 우위에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끼리의 비교보다는 화석 연료와의 관계가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처럼 화석연료의 가격이 싼 경우에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 모두가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이런 시대적, 지역적 요인들은 제쳐두고, 현재 시점에서 각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을 비교한 스탠퍼드 대학 토목환경공학과 마크 제이콥슨 교수의 의견을 먼저 살펴보겠다. 

스탠포드 대학의 대기 및 환경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제이콥슨 교수는 2009년 초 발간한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 에너지 안보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의 순위를 매겼다. 그는 기술적인 면과 경제성, 사회적 파장 등 각종 요인 13개의 요인을 반영해 순위를 매겼다.

여기서 13개 요인으로는 각 에너지원의 잠재적 크기와 가용성, 지구 온난화·대기오염·안보에 미치는 영향, 발전 과정에서 필요한 물의 양, 배출되는 물의 양, 열의 양, 부지의 크기, 수질 오염도, 생태계 보호, 핵확산, 영양실조 초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제이콥슨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과 브릿지 에너지 기술(신재생 에너지기술 개발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기술)인 원자력과 청정 석탄, 그리고 수력을 포함해서 비교 검토하였다.

그가 매긴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순위는 풍력, 집광형 태양열, 지열, 태양광, 조력(조수간만의 차), 파력(파도의 힘), 수력, 원자력, 청정 석탄, 바이오 연료의 순이었다. 

풍력은 생산 단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발전기 생산과 작동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 가스 발생이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가장 적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태양 에너지는 태양광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열 자체로 이용하는 기술, 즉 집광형 태양열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됐다.

특기할 만한 것은 바이오 연료가 수력, 원자력, 청정 석탄보다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는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에 물, 에너지, 부지 등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환경도 파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바이오 연료는 온실 가스 감축 효과도 없기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즉,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바이오매스를 키우는 동안에는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지만, 그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가공하여 태우면 결국 이산화탄소가 다시 배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바이오 연료가 경쟁력을 갖는 곳은 브라질처럼 옥수수 등 곡물이 남아돌아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경우에도 기아에 허덕이는 빈국들의 사정을 무시하고 곡식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윤리적인 문제로 반대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에 비춰보더라도 제이콥슨 교수의 결론대로 풍력, 태양열, 지열, 조력, 태양광, 파력, 수력은 유익한 에너지로 개발을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보여 진다.

반면 원자력과 청정 석탄 발전은 브릿지 에너지로서 과도기적인 기술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장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사정에 비추어 경쟁력 있는 기술을 선별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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