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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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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구의 未來眼] 과학기술 R&D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5.01 11:21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연수위원


알파고 쇼크로 미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현재 직업의 대부분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전지구적으로 제조업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올 1월에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졌다. 인간사회가 성장의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위기감에서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신을 창조하면서 역사가 시작됐고 인공지능을 만들어 신이 되면서 현생인류의 역사가 종말을 맞을 거라는 섬뜩한 예견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

한 가지 공통점은 위기와 기회를 모두 과학기술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핵에너지, 유전자 조작, 인공지능 등 가공할 위기의 요인들은 모두 과학기술에서 나왔지만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비가역적이라 우리가 거꾸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인공지능이 위험하다고 인공지능 연구를 멈출 수는 없으며 과학기술의 부작용이 있다고 석기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더더욱 없는 법이다. 사실 위험은 과학기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에너지 고갈, 식량 문제 등 인류가 안고 있는 숙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 과학기술일 것이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동인도 과학기술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미래는 과학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과학기술 투자에 있어서는 경제적 관점의 효율성이나 단기적 효과를 따져서는 안 될 것이다. 10년을 내다보고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기른다는 그런 안목으로 과학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 미래경쟁력을 위해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지자체들은 지역혁신의 동력을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

요즘 경기도는 ‘산하기관 통폐합’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컨설팅 전문기업에게 맡긴 용역의 결과, 산하기관 24개를 13개로 통폐합하는 것으로 나왔다.

과학기술 기반의 지역혁신을 위해 만들어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조정 과정에서 당초 13개로 통폐합하는 안에서 17개로 통폐합하는 것으로 후퇴했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폐지안은 경기중소기업진흥센터, 경기테크노파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경기산업테크노파크를 신설하는 안으로 조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적지 않으며 사실 이 문제는 과학기술계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역사적인 대국 직후 정부는 인공지능산업 육성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은 과학의 날 기념사에서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해 직접 주재하며 과학기술 R&D투자의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과학기술 기반의 창조경제 성과가 강조되는 가운데, 지역 과학기술혁신의 중심기관을 폐지하려는 경기도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계획은 뭔가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김기현 시장 취임 후 울산테크노파크 등 과학기술 연구기관을 잇달아 설립하고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를 대대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또한 부산도 지난해 지역과학기술진흥과 R&D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신설했다. 과학기술 기반의 정책을 추진하는 울산, 부산과 과기원 폐지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경기도는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전국 중소·벤처기업의 30%를 갖고 있는 경기도가 지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과기원 폐지나 통폐합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기술 투자를 늘리고 과기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로 성장한 50년, 100년의 희망을 만들어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과학기술이야말로 미래희망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 귀에 쏙쏙 들어오는 광고 카피 중 하나다.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많은 사회문제들 중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과학기술 투자는 다다익선이다. 과학기술은 미래먹거리이며, R&D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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