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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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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지부-의료계, 결국 코 묻은 돈 먹겠다는 얘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5.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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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부 이수일 기자

축구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가끔 해설진이 ‘우겨넣기’라는 말을 종종 한다. 다수의 축구 선수들이 골문 앞에서 뒤엉키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동안 특정 선수가 다급한 마음에 우스꽝스런 동작으로 골을 넣다 보니 "OO 선수가 우겨넣는 군요"라는 해설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축구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승리하겠다는 선수의 강한 집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최근 행보는 칭찬과 거리가 멀다. 이들은 최근 ‘게임중독=질병’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우겨 넣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2월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만들겠다고 운을 띄우자 의료계가 마치 기다렸듯이 관련 연구를 쏟아내고 있다. 최정석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이달 16일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가 일반인과 달리 베타파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세계 최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게임 전문가 사이에선 이런 최 교수팀의 주장에 대해 신뢰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일본의 모리 아키오가 주장한 2002년 ‘게임뇌의 공포’라는 책을 통해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에서 학설로 조차 인정받지 못한 상태이며 최근 14년간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 연구가 수차례 나와 이미 ‘구닥다리’가 된 상태다.

축구 선수가 우겨넣기라도 해서 승리를 따내는 것은 강한 승부욕으로부터 출발한다. 1년에 1000억원 넘게 버는 슈퍼 스타라도 ‘우승’만 할 수 있다면 ‘우겨넣기’ 동작은 서슴없이 할 것이다. 물론 유저가 게임을 통해 문제가 발생된다면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복지부와 의료계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부처의 주장엔 귀를 닫은 채 ‘게임중독=질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게임중독=질병’을 통해 결국 돈벌이로 삼겠다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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