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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타이밍이 좋지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6.29 08:46

김덕조 증권/부동산 부장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타이밍이 좋지 않다

김덕조 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가 아파트 집단대출을 규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문제 삼았을 때만 해도 집단대출은 논외 대상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단대출을 건드리면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

얼마전부터 흘러나왔다. 정부가 집단대출을 만지작 거린다는 것이다. 일단 한 두 언론에 흘려본다. 그리고 언론의 반응과 국민의 반응을 본다. 부족하다 싶으면 다른 재료가 나온다. 정부가 시작하려는 정책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국토부는 불법 전매와 떳다방 등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뿌렸다. 원인 속에는 강남 재건축의 고가 분양이 재료가 됐다. 정부가 건드린 것이 바로 강남 재건축이다. 명분이 된다. 부자들의 동네. 한 채에 수십억씩 하는 분양가. 일반 서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가격. 전면에 내세워 비판하기에는 이만한 대상이 없다. 정부가 그것을 건드린 것이다. 서민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는 강남지역 아파트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명분이라는 것이 살아있기 때문에 정부가 들고 나오는 초점이슈를 언론도 쉽게 ‘아니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게 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서울과 수도권과 광역시는 6억원, 지방은 3억원으로 중도금 보증액을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9억원이 넘는 분양가 아파트는 HUG의 중도금 대출이 아예 안된다.

서울에서 중도금 6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어떤 지역의 어떤 규모가 될까? 중도금은 분양가의 60% 정도다. 그러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최대 분양가는 9억원(단순 계산으로는 10억원 이지만 9억원 이하까지만 집단대출 가능)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 강남을 제외하고 강북에서도 40PY 이하까지만 분양을 받을 수 있다.서울에서 강남과 강북의 대형평형은 집단 대출을 못 받는다고 보면 된다.

발표가 나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정부 발표 대로면 강남에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생돈을 들여서 분양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분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투자수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투자에는 레버리지(빚내서 투자)가 끼게 되는데 강남 재건축에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실수요만 들어오라는 이야기다. 그것도 자기 돈 모두 들여서. 하지만 돈 있는 사람들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게 됐다. 10억원이 넘는 돈을 말 그대로 다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2년 동안 천천히 넣거나 후에 갚아나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됐다. 더군다나 10억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가게 되면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자산가들도 강남 재건축에 들어가기 꺼려지는 이유가 된다.

거기에 브렉시트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전세계가 아우성이다. 우리나라도 20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20조원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조원 정도는 필요하다고 했다. 돈이 많이 필요하다. 그것도 꺼져가는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서 억지로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그나마 조금 살아있는 부동산 경기를 꺼트리려고 하고 있다. 정부가 잘 해서가 아니라 부동산은 자생적으로 뭔가 살아보려고 바둥거리고 있는 데 말이다. 왜 강남 부동산이 중요할까?

서민들이 보기에는 부럽기도 하지만 못내 못마땅한 시장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강남부동산 시장은 우리 부동산의 바로미터다. 바로미터가 깨지면 강남불패라는 말이 깨지면 결과는 대한민국 부동산이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위태롭지는 않게 되더라도 결국은 하방 압력이 커지게 되고 그 하방압력은 집값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전월세에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될지 모르지만 현재와 같은 전체적인 위기상황에서는 타이밍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덕조 증권/부동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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