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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싹수 보이는 ‘배터리 혁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7.07 18:31

김태공 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 이사

▲김태공 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 이사

[EE칼럼] 싹수 보이는 ‘배터리 혁명’

휴대전화·노트북PC·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충전 가능한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최근 전기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리튬의 t당 가격은 이달 초 3000만원으로 1년 전 900만원에 비해 3배 이상 오르면서 리튬은 이제 ‘흰색 황금’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스마트폰 1대에 5~7g 쓰이는 리튬은 전기차 1대의 경우 스마트폰 약 1만대 분량인 40~80㎏의 리튬이 들어간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 상승하면 리튬 수요는 연간 7만t 이상 증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리튬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전기차를 선도하는 테슬라는 2017년 가동 예정인 배터리공장에 필요한 리튬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칠레에 진출했다.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시틱(CITIC) 또한 칠레 최대 리튬 생산기업인 SQM의 지분을 사들였고, 미국 광산기업 알버말은 호주 광산에서 리튬 원자재를 생산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도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연간 2500t 규모의 상업용 리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으며 올해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 테슬라와 일본 닛산, 독일 BMW 등을 제치고 세계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량 1위(시장 점유율 11.2%)로 등극한 중국 비야디(BYD·Build Your Dreams)는 칭하이성(靑海省)에 연간 60만대의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다. 칭하이성의 리튬 매장량이 1724만t으로 중국 전체 매장량의 8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이 자체 수요를 충당하느라 리튬 수출량을 대폭 줄인 데다 칠레의 SQM, 미국의 FMC 등 전세계 리튬 생산 70%를 차지하는 3대 과점업체가, 석유처럼 공급 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량을 조절하는 전략을 쓰는 바람에 리튬은 한층 귀하신 몸이 됐다.

이런 사정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의 혼다자동차는 업계 최초로 자사 하이브리드 차량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수집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혼다자동차는 도호쿠대학, 일본중화학주식회사 등과 협력해 소각 비용보다 적은 돈으로 폐전지에서 핵심 물질을 뽑아내는 전지 재활용 공장을 3년 내 세운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삼성SDI 등 세계적인 전기차 배터리 업체를 갖고 있는 우리의 대응도 눈부시다. 지난 정부 시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와의 리튬 사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롭게 자원 확보와 신기술 개발에 팔을 걷어부쳤고 그것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포스코는 볼리비아 리튬 개발 당시 상업화에 성공한 추출 기술을 앞세워 아르헨티나의 해발 4000m 포주엘로스 소금호수 인근에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자적 ‘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적용하면 12~18개월 걸리던 리튬 추출 시간을 1~3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2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여기에 국내 연구진이 10분 이내에 충전과 방전이 가능하며, 1만 번 이상 충전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휴대전화용 리튬이온 배터리 신소재를 개발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정구·김용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탄소원자로 이뤄진 물질 ‘그래핀’과 이산화티타늄을 이용, 수명 저하가 없는 고성능 배터리 소재를 만들었다"는 낭보를 전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려줄 기술로 주목된다.

한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희진 박사 연구팀과 정유성·최장욱 KAIST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소듐이온 소재로 리튬이온을 대체하면서 배터리의 전압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전지의 전압은 일반적인 1.5V 망간전지의 2배인 3V인데, 이번에 실험실에서 성공한 소듐이온 2차전지는 4.3V까지 전압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소듐(원자기호 Na)은 과거 독일어 이름인 나트륨으로 불렸지만 대한화학회가 공식 명칭을 영어식 소듐(Sodium)으로 개정했다.

중단기적으로 리튬 자원 확보와 2차전지의 성능 향상에 힘쓰면서 장기적으로는 소듐이온 배터리 등 신기술 개발을 선도해나가면, 우리 기술로 ‘반도체 신화’에 이은 ‘배터리 혁명’을 쓸 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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