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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물단지로 전락한 ‘ELS’, 명예회복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8.23 16:50

증권산업부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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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경 기자

얼마 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10곳의 평균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수준 가량으로 줄었다. 실적 부진의 이유는 ‘ELS 운용 손실’ 로 드러났다.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 손실로 쓴 맛을 본 대표적인 증권사다. 한화투자증권은 자체 헤지형 ELS 발행잔고를 크게 늘렸고, 이후 시장 변동성 확대로 전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까지 대규모 손실을 봤다. 현대증권도 ELS 운용손실로 올 2분기 적자전환했다. 현대증권 측은 "트레이딩 부문에서 ELS평가 방법 변경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다수의 증권사들도 ELS 헤지 운용 손실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이전까지 증권사 이익에 크게 기여한 ELS가 올해 들어서는 실적의 발목을 잡는 주 요인으로 변모한 셈이다.

최근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은 애물단지 신세에 가까워진 듯 하다. ‘중위험-중수익’으로 인기를 끌던 지난 날의 명성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지난해 홍콩H지수 급락 이후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는 약세로 돌아섰고, 100조원 가까이 불어났던 ELS 시장은 자연스럽게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ELS를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ELS의 오명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ELS판매 전 숙려기간 도입 및 판매 총량 제한 등으로 투자자보호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ELS 운용 손실이 과도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증권사에게 큰 이익을 안겨다 주는 ELS 시장이 약화돼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ELS에 대한 증권사들의 명예회복이다. 그런 면에서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결론부터 말하면 ELS, 이제는 다 잡았습니다"란 말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ELS 운용 손실을 더 이상 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 사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단언 만으로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LS의 명예회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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