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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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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4GW시대-下] 페로브스카이트 ‘기적’ 준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9.01 15:25
[태양광4GW시대下] 페로브스카이트 ‘기적’ 준비

한국 태양광발전설비가 누적 4GW를 목전에 뒀다. 2015년 1GW를 돌파한 지 1년 만이다. 수출도 왕성하다. 특히 신성솔라에너지가 만든 태양광모듈은 구글에 납품되고, 한화큐셀은 글로벌 1위 태양광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국의 태양광산업 현재와 미래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태양광이 지배적인 에너지원이 되려면 제조원가 절감과 효율 향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완근 신성솔라에너지 회장의 지적대로, 업계는 진정한 태양광 시대를 열기 위해 결정질 실리콘 계열 포스트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CdTe와 CIGS,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 사진=울산 과학기술대




◇ 박막 태양전지 효율, 결정질 실리콘 계열과 비슷

CdTe와 CIGS는 여러 종의 원소가 복합됐다는 점에서 규소(Si) 단일 원소가 쓰이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셀ㆍ모듈과 다르다. CdTe는 카드뮴과 텔루륨의 복합물이며 CIGS는 구리, 인듐, 갈륨, 세렌의 복합물이다. 이들은 얇은 판에 복합물이 전사된 형태로 제조되기 때문에 ‘박막형 태양전지’라고도 불린다. CdTe는 미국의 퍼스트솔라에서 개발하고 있다. 2015년 설비용량이 2.9GW 가량이며 실제로 2.5GW를 생산했다.

현재 CdTd 셀의 효율은 22.1%이며 모듈은 16.6~18.2%이며 수명도 기존 제품보다 10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의 GE가 CdTe에 관심을 가져 퍼스트솔라와 파트너쉽을 맺었다. 퍼스트솔라는 올해 매출 10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퍼스트솔라는 현재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셀모듈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CdTe의 효율이 2017년 19.5%를 달성하면 결정질 실리콘 테양광셀모듈 사업을 접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IGS도 각광받는 태양광셀모듈 중 하나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셀모듈에 비해 에너지 생산량이 월등히 높고 제조공정이 간단하다. 미국의 솔라프론티어가 대표적인 기업이며 1GW의 설비용량으로 0.7~1GW 가량을 생산했다. 셀의 효율은 20~22.6%, 모듈은 13~16%로 알려졌다. 향후 와트당 40센트 아래로 제조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김동섭 WonCIGS 부사장은 "한동안 정체했던 CIGS가 돌파구를 마련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장비, 공정, 설비, 원료, 생산 모두가 통합될 때 CIGS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선진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탄소 등 유기물, 납 등 금속, 요오드화물이나 염화물 등 할로겐물로 이뤄진 유기무기 복합물질로 대표적인 차세대 태양전지다. 고온 가열이나 고진공 프로세스가 필요없고, 다공질 산화티탄늄 기판에 용액을 도포하고 건조하면 완성된다. 2015년 현재 효율은 무려 20.1%에 달한다. 시중에서 팔리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이는 바로 화학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석상일 박사다. 석 박사는 2015년 5월 효율 20.1%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춘 셈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09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효율이 3%에 불과했으나 6년 만에 효율이 7배 가량 뛰어 올랐다.

단점인 수명을 30% 늘린 이도 한국인이다. 임상혁 경희대 교수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뒤바꿔 히스테리시스를 제거했다. 히스테리시스는 태양전지를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측정한 결과가 서로 다른 것을 말하는데, 이는 효율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산화티탄과 첨가물을 넣는데 부식성이 강해 태양전지 수명이 떨어진다.

반면 역구조 평판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부식성 첨가제가 필요 없어 수명이 길다. 기존에는 햇빛을 받는 면으로 전자가 이동해 흐르지만 경희대 연구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자가 빛을 받는 면 반대쪽으로 이동한다. 대신 내구성이 약해 상용화하는데 애로가 있지만 전망이 밝다. 임상혁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무기물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유기물의 복합물이지만 3~4년 후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못지 않는 내구성을 갖출 것"이라며 "잘만 제조하면 효율도 3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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