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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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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원전 1, 2호기 ‘안전사각지대’ 방치, '안전불감 28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9.25 17:19

원전9기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 ‘0%’, 특단의 조치 필요


▲한울원전.



고리원전 3, 4호기와 월성원전2~4호기, 한울원전 1, 2호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원전 안전관리에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이들 원전 중 일부는 경주 강진이 발생한 양산단층 인근에 소재해 안전불감증에 한수원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울원전 1, 2호기는 주요 안전계통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28년간 상업운전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장이 일파만파 번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받은 자료 ‘국내 원전별 주요 안전계통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 현황’에 따르면 양산단층 인근이나 동해안 주변에 자리 잡은 부산 기장의 고리원전, 경북 경주 월성원전, 경북 울진 한울원전의 내진 설계 진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내진성능 강화 대상은 안전정지유지 필수계통과 보조공통부문으로 원자로 반응도 제어, 원자로 냉각재 압력·재고량 제어, 잔열 제거 등에 대한 기기다. 전체 원전 24기 가운데 전남 영광에 자리 잡은 한빛원전 1~6호기와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의 내진성능 강화 작업은 마친 상태다.

하지만 고리 3, 4호기는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0%로 나타났고 신고리 1, 2호기는 9%, 고리 2호기는 35%밖에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성원전도 2~4호기 진행률이 0%였고 신월성 1, 2호기 진행률도 9%로 매우 낮다. 한울원전 3, 4호기의 진행률은 20%, 5~6호기는 0%로 드러났다. 특히 한울원전 1, 2호기는 아직 내진성능 보강대상 기기조차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울원전 1, 2호기는 1988년과 1989년 프랑스 알스톰사가 세웠다.

김정훈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수원이 내진성능 강화를 위한 자료를 프랑스에 요청했으나 28년 전 자료라 대부분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며 "한수원은 한울원전 1, 2호기에 대한 주요 안전계통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28년간 상업운전을 하고 있던 것"이라며 "보강대상기기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한울원전 1, 2호기에 대한 특단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프랑스 원전 설계사가 갖고 있는 내진검증문서를 구매하려고 추진했으나 지적재산권 문제 등으로 36건의 문서만 구매할 수 있었다"며 "문서 확보가 어려운 기기의 경우 자체 시스템과 방법론을 개발해 내진성능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 관련 기관은 양산단층 인근과 동해안 주변 원전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를 현재 계획보다 더 조속하게 완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자 한수원은 "내진성능평가 결과 보상대상기기가 상대적으로 많아 자재 구매와 공사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일부는 국산 자재와 호환이 되지 않아 외국산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조달 방법과 품질서류 검증에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전 내진성능 강화 작업을 해왔다. 강화 작업은 내진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앞으로 규모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강화하는 게 골자로 정부는 최근 관련 작업을 2018년 4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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