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뇨, 유병률 심상치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안명휘 기자] 우리나라 사람의 당뇨 유병률 수치가 역대 최대치인 13.7%를 기록했다. 30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 7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인 셈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현 국내 당뇨병 역학조사 최신조사 결과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국제당뇨병·대사질환학술대회(ICDM 2016) 발표됐다. 학술대회기간 발표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6’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당뇨병 유병률 13.7% △65세 이상 인구 유병률 30% 이상 △당뇨병 전단계 비율 25%로 당뇨병대란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2012년(10.1%), 2013년(12.4%)과 2015년(8.0%)에 비해 수치가 훨씬 높아졌다.
▲연령별/성별 당뇨병 유병률 |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역학데이터 보고는 지난 2012년 이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청구자료 및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관련 사항 분석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보고 내용에는 ▲당뇨유병률 ▲고령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비율 ▲당뇨병 조절률 ▲당뇨병 동반질환 등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학회 김재현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는 "전반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조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 분석 결과인데다, 당뇨병 진단기준에 공복혈당 126mg/dL 이상에 더해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을 포함시킨 수치이기 때문에 지난해 보고된 2013년 유병률 수치와 다소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고된 8.0%라는 수치와 올해 보고 내용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추정 방법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고는 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근거로 당뇨병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만 포함시킨 데이터라는 것. 따라서 약 10%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당뇨병 미진단 환자 수치가 누락되다 보니 유병률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학회 측은 올해 발표된 수치가 ▲진단 및 비진단 당뇨병 환자 총괄 ▲A1C 6.5% 미만 진단기준까지 추가 등의 기준에따른 만큼 정확한 측정값에 가깝다고 봤다. 결론적으로는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세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는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유병률이 3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당뇨병 대란의 전조는 잠재적 환자군에 속하는 당뇨병 전단계의 유병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이에 따른 당뇨병 유병률의 차이 |
2014년 공복혈당장애(Impaired Fasting Glucose) 유병률은 24.8%로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장애는 식후혈당이 100~125mg/dL인 경우를 말하는데,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Impaired Glucose Tolerance) 환자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은 정상혈당과 비교해 1.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당뇨병 유병률과 발병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심혈관계질환 위험성을 높인다는 문제가 있다. 이번 조사결과 당뇨병 환자의 비만(BMI ≥25kg/m²)과 복부비만(허리둘레 남 ≥90cm, 여 ≥85cm) 유병률이 각각 48.6%와 58.9%로 높았고, 당뇨병 환자 중 고혈압을 앓고 있는 비율도 54.7%, 고지혈증을 함께 앓고 있는 비율도 31.6%로 높게 나타나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확인됐다.
당뇨병 역학 전문가들은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뇨병 대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당뇨병 인지율과 치료율은 높지만, 실제 혈당조절률은 매우 낮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목표치 이하로 조절하고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