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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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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6년째 ‘아우디 홀릭’, 박종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0.25 16:42
[인터뷰] 16년째 ‘아우디 홀릭’, 박종서
아우디 차장

▲박종서 고진모터스 정비관리팀 차장.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인터뷰차 일주일 새 두 번이나 들렸지만 성수동은 여전히 낯설다. 서울 시내 여느 지역과는 전혀 다른 풍경 탓이다. 성수동은 ‘구두의 메카’로 불리지만 허름한 공장지대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골목길마다 자동차 정비센터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우디 공식딜러사인 고진모터스의 박종서 정비관리팀 차장은 올해로 16년째 아우디 브랜드와 인연을 이어왔다.

중학교 시절 즐겨보던 자동차 잡지와 인연은 대학까지 이어졌다. 박 차장은 "집안 곳곳에 자동차 잡지가 굴러 다녔다. 심지어 화장실에도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처음 자동차 잡지를 마주해 책장을 넘기며 봤던 수입차들은 아직도 그를 미소 짓게 한다. 그는 "들린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자동차 잡지에 있는 수입차는 마치 우주선과 같았다"고 말했다.

공학도인 그가 사회로 나왔을 땐 일자리가 많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다. 놀 수도 없고 일단 급한 데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서비스 어드바이저였다. 그는 "어드바이저가 뭔지도 모르고 ‘1~2년 하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라는 심정으로 지원했다"고 웃었다. 이렇게 아우디와 처음 맺은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자신을 ‘아우디 홀릭’이라 부른다. 명함에 파인 이메일 주소는 자신의 이름을 따 ‘아우디박’이다. 그는 "고진모터스의 2000년 한해 판매량이 56대였다"며 "작년 판매량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웃어보였다. 아우디코리아는 2004년 국내에 공식 출범했다.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 설립되기 이전부터 고진모터스에서 일을 했다. 아우디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이 힘든 처지에 놓였지만 그가 버틸 수 있는 힘이다.

어느 새 그도 베테랑이 됐다. 업계에 실력이 자자하게 퍼져 이직 제의도 많았다. 그는 "수입차 업계에서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단지 아우디가 좋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아우디 브랜드의 서비스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직군이다. 그는 "예약, 준비, 접수, 수리, 출고전 점검, 출고, 사후관리까지 모든 책임을 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에 박 차장을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다. 얼마 전 아우디 한국팀이 A/S 서비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회에선 주로 차량 지식, 소비자 응대기술, 신차 정보, 차량 실습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며 매년 평가 범위가 넓어진다. 33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경합을 벌인다. 일종의 기술올림픽이라 보면 된다.

그는 "벌써 올해로 대회에 참가한 지 일곱 번이나 됐다"고 말했다. 아우디 한국팀은 2013년 종합우승, 2015년 서비스 부문 2위 등으로 해외 참가국의 경계 대상 1호다. 출전하기 전 아우디코리아 직원들은 사전 1, 2차 시험과 3차 시험을 거쳐 순위를 결정하는 예선전을 통과해야 한다. 모든 준비는 개인이 시간을 내서 준비해야 한다. 밥벌이 하랴, 대회 준비하랴 고생이 남다르다.

박종서 차장은 "매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며 "자기 개발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과거와 달리 수입차 업계의 정비사 대우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래도 그는 "기름때 묻히고 일한다는 그런 인식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비사와 소비자 관계는 갑을(甲乙)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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