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윤정 건축사 |
최근 젊은 부부들이 주택을 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주택은 중년 이후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이 좀 더 여유있는 공간을 누리고자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부부들이 아이들에게 땅을 밟게 하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단독주택 건축을 계획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오히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이 모두 크고 난 뒤에는 관리가 편하고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한 아파트로 들어간다는 계획을 가진 이도 많다.
시대 변화 속에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들 모두가 집에 대해 가진 바람이다. 사회적 이슈나 자연현상, 주변 여건에 의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들 모두가 집에 대해 소망하는 것을 압축해 보면 예쁜 집, 튼튼한 집, 따뜻한 집이다. 그리고 친환경 주택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추가된 정도다. 그 중 따뜻한 집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열과 창호다.
건축물 단열 방법에는 크게 외단열과 내단열로 나뉜다.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 외측에 단열재를 시공하고 외부 마감재를 시공하는 방법이 외단열 방법이고, 구조부 내측에 단열재를 시공하고 석고보드와 같은 내부 마감재 시공 후 벽지나 도장 마감을 하는 방법이 내단열 방법이다. 이 중 단열적 측면에서 무엇이 더 우수한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없이 외단열 방법이다. 게다가 내단열로 시공하는 경우 구조체와 단열재 사이에 결로에 의한 습기 발생으로 인해 벽체 내부에 곰팡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론의 여지없는 외단열 공법에도 현실적인 큰 문제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열교 현상이다. 시공 빈도가 가장 많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외단열 공법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천장 부분은 내단열로 시공하게 되고, 이렇게 외단열과 내단열이 만나는 부분이나 기초의 테두리보 부분 등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열교가 발생하기 쉽다. 또한 시공성이나 공기 절감 등 이유로 현장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단독주택 단열 방법에 대한 나의 결론은 이중단열이다. 예를 들어 거실 외벽의 단열재 규정이 125mm인 경우 구조체 외측에 100mm 정도의 외단열 공법을 적용하고 구조체 내측에 30mm 정도의 내단열 공법을 적용하면 외단열 공법이 갖는 장점을 취하면서 이때 발생하는 열교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최하층 거실 바닥 부분에도 같은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최하층 거실 슬래브 하부와 상부에 단열재를 나눠 시공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바닥 슬래브 상하 단열재를 경질로 사용하는 것이다. 슬래브 하부는 지내력 확보를 위해, 슬래브 상부는 바닥 마감의 평활도와 자중에 의한 눌림을 방지하기 위해 경질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런 이중 단열 적용 시 외측 단열의 비중을 내측 단열보다 크게 확보해 주는 것이 최대 단열 성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과학적 실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현장 경험상 외측 단열과 내측 단열 비율을 3:1 내지 4:1로 나누면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방법이 공사비 측면에선 어떤지 짚어보자. 일단 자재비 측면에선 큰 상승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열재를 두께별로 나눠 주문할 때 발생하는 금액 차이 정도일 것이다. 자재비 이외 한번에 시공할 수 있는 단열재를 두 차례에 걸쳐 시공할 때 발생하는 인건비와 경비가 추가된다. 그밖에 단독주택 시공 시 이중단열을 하지 않더라도 보통 골조의 면 처리가 고르지 않아 내부에 시멘트모르터나 석고보드로 벽면 처리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라 단열재를 이중으로 시공함으로써 발생하는 추가비용은 사실상 더 이상 없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사안을 가성비가 높다 라고 한다. 단독주택의 단열에 있어선 이중단열이 가성비 좋은 정답이다. 물론 지금껏 소개한 주의할 점이 충분히 반영된 공법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나의 제안이 따뜻한 집을 꿈꾸는 미래의 건축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