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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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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나무심기로 못 막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1.09 12:11

Alley in a green park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노력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인류는 지난 5년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를 보냈다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노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제22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2)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산화탄소 방출을 상쇄하는 식물의 호흡 등의 생태계가 있지만 이는 매우 부족하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연구팀의 연구 결과 1960년부터 200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증가해 현재 400ppm에 이르렀다. 다만 2000년 이후 증가비율이 약간 감소해 기후변화의 ‘일시정지(pause)’라고 불며 낙관론이 일었다.

더 많은 탄소를 가두고 상승하는 열의 방향을 바다로 돌린 식물의 호흡 덕분이다. 식물 재배로 지난 10년 동안 연간 방출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을 50% 가량 줄였다.

연구팀은 이것이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를 이끈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트레버 키넌 박사는 "식물은 화석연료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아주 약간 상쇄할 뿐"이라며 "이는 기후변화를 멈추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절대적인 농도는 2015년의 400ppm 기록을 깨면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기후학자인 크리스 래플리 런던 대학교 교수는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에 미칠 영향은 장기적으로 식물의 호흡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을 압도할 것"이라며 "더 많은 이산화탄소 방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데이브 레이 에딘버러 대학교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숲과 바다 등 생태계가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인간을 구해줬다"며 "산림 등 주요 탄소흡수원을 더 잘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의 ‘녹색 보호막’은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같은 자리에서 페테리 타알라스 WMO 사무총장은 "인류는 최근 5년 역사상 가장 더웠던 때를 보냈다. 2015년은 1년 기준으로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한해였지만 이 기록도 곧 2016년 올해가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타알라스 사무총장은 "2011∼2015년 일어났던 불규칙한 기후변화가 자연현상일 수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인간의 활동과 관련됐다"고 지적하면서 "기후변화는 폭염, 가뭄, 홍수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WMO에 따르면 2011∼2015년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0∼2012년 동아프리카의 가뭄(25만명 사망)과 2013년 필리핀을 덮친 태풍 하이얀(7800명 사망) 등이 인명 피해가 컸던 자연재해로 꼽혔다.

2011년 남동아시아에서 일어난 홍수와 이듬해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샌디는 1000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냈다.

WMO는 1980년대부터 온난화 현상이 감지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온실가스 때문에 온난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섰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195개 당사국이 준수하는 파리협정은 이달 4일 공식 발효됐다.

이번 제22차 기후변화 총회는 파리협정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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