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인 미국 언어학자 놈 촘스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하는 등 인류가 재앙을 향해 더 빠르게 질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촘스키는 전날 비영리 진보 매체 ‘트루스아웃’과 한 인터뷰에서 인류가 ‘인간 사회가 이대로 생존할 수 있느냐’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직면했으면서 "재앙으로 질주를 가속하는 것으로 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촘스키는 이런 판단의 대표적 근거로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 정책을 꼽았다.
선거 운동 기간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고 기후변화 저지를 위한 파리협정 철회를 공언했던 트럼프는 인수위원회 환경청(EPA) 업무 인수팀장으로도 지구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마이런 에벨 기업경쟁력연구소(CEI)소장을 지명했다.
촘스키는 "트럼프는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고 환경규제를 철폐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개발도상국을 돕기를 거절하라고 주장한다"면서 "전체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절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트럼프뿐 아니라 모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세계의 위기라는 현실을 부정했다면서 "공화당은 조직화한 인간의 삶을 가능한 한 빨리 파괴하는 데 전념한다"고 비판했다.
그 당이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조직이 됐다"고도 말했다.
촘스키는 기업과 부유층에 헌신해 온 공화당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표를 얻을 수 없게 되면서 조직화된 정치 세력 대신에 복음주의자, 이민 배척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세계화 체제의 희생자 등의 인기를 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럽 극우당 득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트럼프의 당선에 명백히 유사한 지점이 있다고 진단하고 "두려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촘스키는 유년기 때 겪은 1930년대 파시즘 시대를 거론하면서 미국에서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간 형태의 파시즘이 되살아날 수 있음을 재차 경고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솔직하고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출현해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서 들끓어 온 두려움과 분노를 악용할 위험성에 대해 글을 쓰고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사회학자 버트럼 그로스가 35년 전 연구에서 말한 ‘친근한 파시즘(friendly fascism)’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로스는 "다음 번 파시즘은 사람들을 가축처럼 나르고 강제 수용소에 집어넣는 형태가 아닌, 상냥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라고 예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