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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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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협박한 김종 前차관, "리우 가도 망가질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1.21 12:25

"김종 만났을때 무서웠지만 '올림픽 가고싶다' 생각 뿐"



‘마린보이’ 박태환(27)이 김종(55)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올림픽 포기 외압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섰다.

박태환은 "당시엔 (김 전 차관이) 너무 높으신 분이라서 무서웠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21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차관으로부터) 기업 후원이나 대학 교수 관련된 얘기가 나왔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 전 차관과의 만남에 대해 "수만가지 생각을 했다. 무게, 책임, 무거움을 많이 느끼긴 했지만, 그런 것보다 제가 선수로서 출전할 수 있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태환 측은 김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도록 종용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태환 측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지난 5월 25일 박태환 소속사 관계자,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함께한 자리에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태환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기업 스폰서) 그런 건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면서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 될 것 아냐.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며 박태환을 회유하려고 시도했다.

또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이 리우행을 고집해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 CAS에서 제소 절차를 이어가면, 재판 결과가 나와도 체육회가 이를 승인하는 이사회를 늦게 하는 등 시간을 끌어서 리우에 못 가게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CAS에 가서 이기더라도 손해만 볼 것이라며, 만에 하나 리우에 가도 훈련을 못 해 망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메달을 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김 전 차관이 광고 스폰서와 대학 교수직을 제안한 것에 대해 "흔들림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올림픽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표 선발전에 대한 목표가 컸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던 중이어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때의 성적에 대해서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면서도 김 전 차관의 외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태환은 지난 17~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올라 재기를 알렸다.

17일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18일 400m, 19일 100m와 1,5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후배들을 이끌고 계영 400m에도 출전해 뜻깊은 동메달까지 얻었다.

그는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경기를 잘 마무리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오랜만에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리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훈련에 집중해 준비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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