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8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이아경 기자

aklee@ekn.kr

이아경 기자기자 기사모음




[본·들 수첩] 기대감 큰 선강퉁, 차분하게 접근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1.29 16:28

증권부 이아경 기자


"선강퉁은 후강퉁과 다르게 조용히 시작할 겁니다"

연말 선강퉁 시행이 바짝 다가왔다. 선강퉁은 선전과 홍콩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국내투자자들이 홍콩거래소를 통해 선전 시장까지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후강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 상해 시장에 이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중국 시장 하나가 더 열린 셈이다.

선강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당장은 기대감이 더욱 높아 보인다. 선강퉁은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릴 정도로 선전 증시에는 IT, 헬스케어, 미디어 등 미래 성장 가치가 높은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과 비교하자면 성장 가치가 높은 코스닥 시장으로 설명되지만, 선강퉁의 규모는 코스닥과는 비교 불허다. 전체 시가총액이 약 4조에 달하며 1기업당 평균 시총이 2조원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내로 치면 한 종목이 대한항공 급인 셈이다.

중국의 자본력과 보호주의를 앞세운 중국의 정책도 이들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요인이다. 현재도 중국은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M&A 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후강퉁 때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순 없다. 후강퉁 시행 당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거품이 커졌고, 거품이 꺼짐과 동시에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기 때문이다. 당시 2500포인트에서 시작한 상해 증시는 5100포인트까지 급등하며 개인투자자들이 몰렸고 심지어 신용거래 비중도 급격하게 늘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는 중국 증시는 거품이 빠짐과 동시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겼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여전히 80%를 넘기 때문에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선강퉁에 대한 우려가 동반되는 이유다 .

다만 현재 심천(선전)증시 3200포인트 수준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의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후강퉁때처럼 거품이 형성되거나, 급락할 우려가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증시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만큼 부담과 위험성이 적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권한다. 선전 증시 자체가 상해증시에 비해 고평가된 상태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커 신규로 진입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다. 공격적으로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선강퉁 투자를 권하는 모습은 다소 걱정스럽다. 경쟁적으로 선강퉁 이벤트와 설명회를 열고, 자사 애널리스트와 PB를 중국에 파견하는 등 전문성을 어필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후강퉁의 악몽을 아는 국내 투자자들은 그렇다쳐도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로 선강퉁에 눈을 돌리려는 투자자들의 경우,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에 손실을 입을까 우려가 앞선다. 결국 손실은 개인투자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사들 역시 후강퉁 사례에 대한 반면교사가 필요해 보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