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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촛불집회와 소비자의 날

윤원창 경제산업부장

윤원창 기자wcyoun@ekn.kr 2016.12.02 07:45:43

 



어수선하다. 정계, 재계 등 어느 특정 부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라 전체가 그렇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도화선이다. 권력의 민낯이 처음 드러났을 때 국민들은 그저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베일이 벗겨질수록 국민들은 상실감에 몸 둘 바를 몰라 하기 시작했다. 이는 분노로 변했다.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는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는 대학생, 노동계, 상인까지 참여가 예고됐다. 사상 최대의 국민이 집결할 것이라는 공언도 있다. 4.19 혁명까지 연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시민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증명돼 왔다. 역사를 보자.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국민들이 동참한 데 따른 것이다. 선조는 백성들을 버리고 피난 갔지만 국민들은 나라를 지키는데 몸을 던졌다. 6.25때 국민에게는 안전하다고 하고선 가장 먼저 피난 갔던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 낸 것도 국민들의 뭉친 힘이었다. 상황과 시기는 다르지만 이번에도 시민의 힘은 발휘됐다. 정권을 놓지 않을 것 같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운명을 국회에 맡겼다.

무너지는 국정을 보며 마음 아프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했던 사람들은 상실감과 배신감이 더 클 것이다. 바닥으로 까지 내려가고 있는 우리나라 대외 이미지를 생각하면 누구도 유쾌할 리는 없다.

국민들이 무력감에 빠지면서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일 저녁 신촌 일대엔 퇴근한 직장인들과 학생들로 붐비지만 최근엔 한산하기만 하다. 이곳 한 음식점 주인의 말은 이를 대변해준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매출이) 한 50% 떨어졌고요. 아무튼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로 인해서 최하에요. 최하∼. 송년회 특수는 기대도 못해요. 다른 상인들도 다 울상입니다."

먹거리마저 줄이고 있는 것은 정국 혼란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경제 불안에다 소득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말을 맞아 쇼핑가에 활기가 돌 시점이지만 백화점에서 반값에다 1+1 할인판매를 내세워도 매출은 올라갈 줄 모르고 오히려 작년보다 줄고 있다. 어떤 마케팅도 통하지 않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내수 소비의 바로미터라는 것을 감안하며 닫힌 지갑의 정도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각종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94.2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6개월 후의 소비자의 경기전망 인식을 보여주는 경기전망지수도 16포인트 폭락한 64를 기록했다. 여기에 13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또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내수는 경제의 버팀목이다.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인 내수마저 위험한 상황이란 것은 심각하다.

연말이면 개인 사업자든 기업이든 연간 실적 달성을 위해 마지막 영업에 힘을 쏟아야 하지만 차마 앓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년 계획은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붕괴된 국정 시스템이 국민들의 마음을 멍들게 한 데 이어 경제까지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정 재건의 방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권의 운명이 국회로 넘어가 나라가 어디로 갈지 예측을 할 수 없는 안개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이 권력싸움을 하더라도 경제만은 챙기면서 해야 한다.

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이번 주말 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이다. 한 때 유행처럼 번진 ‘소비자 중심 경영’이라는 구호를 다시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소비자의 날을 기념해 50% 할인 이벤트를 마련한 기업도 있지만 요즘처럼 심기 불편한 소비자들이 과연 지갑을 열 마음이 생길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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