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추운 겨울과 같이 냉랭하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꼭 소비심리 위축이라 볼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연속된 세일’이다.
왠지 조금만 지나면 가격이 내려갈 것 같고 원래 정가 자체가 부풀려져 있는 듯해서 정말 갖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냥 내려놓고 돌아서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세일의 풍년 속에서 오히려 소비를 미루게 되는 세일의 역설 현상인 것이다.
또한 백화점 차원에서 큼지막하게 정기세일 현수막을 걸어 놓고 매장별로 브랜드 세일을 또 따로 한다고 하면,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세일 피로감마저 생기게 된다.
물론 소비자로서 값이 내려가면 나쁠 일은 없지만, 너도나도 시도 때도 없이 세일이라면 정상가가 과연 정말 정상가인가 하는 불신이 자리 잡게 된다.
물론 이러한 세일행사는 내수를 살리는 것은 물론 업체들의 ‘매출 증진’을 위해 시도된다.
대대적 세일 행사만큼 꺾인 내수를 살리고 매출을 올리는 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에 할인 행사에 의존할 수 없게 되면서 연속된 세일 행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또한 ‘매출 회복’이라는 세일 행사 명목 뒤에는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숨은 뜻이 더 크다. 경쟁사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출혈경영이라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짝’ 효과만 가져올 뿐 지속 가능하지 않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365일 세일만 진행할수는 없지않겠는가.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정체된 지는 오래다. 세일 문구 중 70%를 할인해서 판다는 건 역으로 볼 때 유통구조에서 얼마나 가격 거품이 끼어있는지를 말해준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팽배해있다. ‘정상가는 정말 정상가인가?’라는 의문이 시작되면 업체들이 가격을 책정하는데 있어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제는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노력과 함께 차별화된 브랜드 구성으로 색다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