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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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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태양광, 돈이 될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12 11:17

Solar Project

▲2년 넘게 이어지는 저유가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의 태양광 설치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장기화되는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태양광 발전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금융시장을 활용해 수익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제언했다.

2011년 보조금 감축, 가격 급락과 장기 저유가 상황에서도 탄소배출 규제로 청정 에너지원인 태양광 발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모듈, 잉곳 등 주요 요소의 가격이 하락하고 추가 하락 여력이 있어, 2025년 태양광 시장 규모는 2015년 대비 417억 달러 축소될 전망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의 사업모델 혁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중국산 저가제품과 유럽·미국 선진 글로벌 기업의 기술혁신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의 수익 창출에 장애요인"이라며 "국내 태양광 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수요 기반 확대와 진화된 금융기법을 활용한 비용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발전량은 늘지만 금액규모는…"수익성 개선 시급"

2년 넘게 이어지는 저유가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의 태양광 설치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수요는 올 상반기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수요를 이끌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수요 전망이 양호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공급 증가량 대비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 태양광시장은 전년대비 55% 증가한 18.3GW가 설치됐으며, 올해 1분기에만 15GW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역시 투자세액공제 제도 연장 등 태양광시장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전망치를 9.5GW에서 12GW로 상향 조정했다.

파리협약에 의한 배출 규제가 개도국에도 적용됨에 따라 태양광 시장은 2025년까지 147GW로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중국, 미국 외에도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국가에서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 증가로 2025년까지 연평균 10.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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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수급불균형 따른 수익성 하락과 2013년 중국제품의 저가공세로 가격상승이 제한됨에 따라 미미한 수준의 수익성 회복으로 소규모 업체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표=에너지경제연구원)

이처럼 시장의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률이 급락하며 불황 국면에 돌입했다는 지적이다. 업스트림(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모듈 제작) 중심의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탓이다.

실제로 설비공급 과잉과 수익성 하락으로 대기업 자회사를 포함해 태양전지업체 9곳 중 8곳 폐업한 상태다.

2012년 수급불균형 따른 수익성 하락과 2013년 중국제품의 저가공세로 가격상승이 제한됨에 따라 미미한 수준의 수익성 회복으로 소규모 업체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2025년 태양광 시장규모는 782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417억 달러 줄어든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용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존 태양광업체가 수익 개선을 위한 혁신적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 중국기업만 돈 잘 버는 시장

문제는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마진율 편차가 확대되며 태양광 산업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모듈 생산의 공급체인에서 모듈가격 시세 대비 중국기업의 제조단가가 낮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수요가 증가해도 지속적인 가격 하락 추세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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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업체 주도로 전통적인 설계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설계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기술 미보유 업체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표=에너지경제연구원)

또 "신생산업인 만큼 표준화된 시장 기준이 없다"며 "혁신 수준이 높은 소수 업체의 수익 독식으로 혁신 수준이 낮은 경쟁업체의 수익률 상승은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별로 시공계획 및 관리 역량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태양광 사업 전체의 안정적 수익확보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태양광 업체는 내수시장이 좁아 기본적으로 사업 참여기회가 적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설계 및 관리 역량을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결국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실적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부족해진다는 설명이다.


◇ "금융시장 통해 자본비용 최소화해야"

이처럼 장애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금융시장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을 통해 자본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을 활용하는 경우 YieldCo 형태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탄탄한 사업 성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YieldCo는 자산을 바탕으로 주식을 발행해 수익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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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정책 환경 변화에 대비한 신사업 모델을 통해 발전사업 모델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미 진출한 분야의 해외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파생전력사업 개발을 통해 신사업 영역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일본 전력거래 자유화 이후 전력과 통신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해 지난 9월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보고서의 저자인 정재호 산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탈피하고 중국 저가제품과의 가격 경쟁 회피를 위해 해외시장 다운스트림 진출 전략을 모색할 때"라고 조언했다. 다운스트림 부문은 완성된 부품을 활용해 실제 발전소를 짓고 O&M(운영, 보수)하는 단계까지 포함한다. 정 연구원은 "다운스트림 진출을 통해 최소 7%에서 최대 20%의 수익이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다"면서 "IT 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기업들이 선진화된 기술로 태양광발전소 O&M 부문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내수시장이 작은 만큼, 해외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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