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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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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기부금 100억 내고도 보고서엔 '0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19 07:20

'작년부터 미공시 투명성 의혹'…내부결정 회계법인 묵인 추측

▲LG화학 주요재단 기부액 현황. (자료=에너지경제신문 DB, 국세청 참고)


‘LG화학’이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고도 이를 사업보고서에 밝히지 않아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회계 투명성이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부설 한국2만기업연구소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2011년 242억원→2012년 241억원→2013년 209억원→2014년 195억원을 기부했다고 투명하게 공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아예 기부금 계정으로 해당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업보고서 상 기부금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해당 기업에 문의해 파악하지 않는 이상 공개적으로 해당 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LG화학이 작년에만 기부금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에 대해 회계법인 교체, 회계규정 변경, 기부금이 없을 경우 등 다양한 추측이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 삼일회계법인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외부 감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돼 단순히 회계법인 교체로 인해 기부금을 단순 누락시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추측인 회계 규정 변경 역시 모든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될 만한 표준화된 회계 규정이 바뀌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매출 규모에 상관없이 특정 공익법인 등에 기부금을 지원하여 기부금 영수증을 받은 기업은 금감원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 등에 기부금이 얼마나 됐는지 밝혀오고 있다.

▲LG화학은 작년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8억6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문제가 된 미르재단에도 38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이 작년에만 기부를 하지 않았다면, 기부금 항목이 없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작년 한 해 LG화학이 공익법인 재단 등에 기부한 액수만 해도 135억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LG화학은 작년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8억6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문제가 된 미르재단에도 38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LG연암문화재단에는 17억9000만원, LG상록재단 17억7000만원, LG복지재단 3억6000만원을 각각 기부해 총 135억8000원에 상당하는 기부금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익법인 재단 기부금으로 확인된 액수만 이 정도다. 실제 확인되지 않은 공익법인 재단 기부금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LG화학이 기부금을 따로 밝히지 않는 쪽으로 내부 결정하고 회계법인이 이를 묵인해줬다는 것으로 결론 지어질 수 있다.

LG화학이 기부금 미공개와 관련해 쟁점이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실제 막대한 기부금을 공익법인 재단에 했으면서도 사업보고서에는 기부금 회계 계정으로 왜 처리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실제 작년에 기부한 금액이 얼마나 되고, 해당 기부금을 집행할 시 어떤 회계 계정으로 처리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매출 덩치가 작은 기업도 기부금을 투명하게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해당 회계 계정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회계 투명성이 다른 기업에서 비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기존에 공개해오던 회계 계정조차 시간이 지나면서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것은 주주 알 권리를 기업 스스로 차단시켜버린다는 점에서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본지가 LG화학과 연결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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