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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걱정스런 서민경제

윤원창 경제산업부 부장

윤원창 기자wcyoun@ekn.kr 2016.12.27 17:09:49

 
데스크

사흘 남은 병신년(丙申年) 끝자락이 심상치 않다. 유통가와 서민경제에 싸늘한 한냉 기류가 감싸고도는 듯하다.

일부에서는 서민경제가 사상 최악의 한파에 휩싸이고 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 정도니 연말 소비 특수는 옛말이 될 수밖에 없다. 김영란법 영향도 있지만 정치적 혼란으로 소비 심리가 고꾸라진 탓도 있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다.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라니 소비 냉각 정도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폭등하는 계란 값은 이를 원료로 쓰는 제빵, 과자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란 값은 이달 들어서만 16%나 올랐다. 유통점에서 조차 계란을 제한 판매할 정도로 품귀다. 여기에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 맥주 가격 역시 인상 행렬이다. 각종 식재료ㆍ가공식품 값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시장은 최악의 분위기다.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정 가격을 매겨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다. 문제는 기업들이 원가 절감 노력은 하지 않고 손쉽게 소비자 호주머니를 턴다는 점이다. 최근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인건비나 물류비 증가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혼란스럽고 정부 규제가 덜한 틈을 타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를 위축시켜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를 더 나빠지게 한다. 소비가 위축되면 생산이 줄고, 생산이 줄면 가계소득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생활물가만 오르면 다행이다. 하지만 가계소득이 뒷걸음질 치고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계소득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고용불안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게 맞다. 업종과 상관없이 기업 구조조정의 칼날이 매섭다. 올해 들어서만 30대 그룹이 1만4000여 명을 감원했다고 한다. 조선 등 산업 구조조정 때문이기는 하다. KB국민은행이 280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금융권도 감원이 시작됐다. 올 연말까지 금융권에서만 수천 명이 더 감원될 것이란 우울한 소식이다.

실업은 가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가계소득이 줄어드니 씀씀이 줄이기는 당연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푸짐한 식탁은커녕, 장바구니에 계란 한 판을 담는 것조차 어려워진 현실이다. 가족들과 케이크를 자르고, 꽃 한 송이를 나누며 새해를 기다리는 일은 보기 드문 풍경이다. 얇아진 지갑과 인색해진 소비로 관련 자영업자들 역시 우울하다.

물론 이런 상황을 감안, 정부와 여당이 긴급 민생경제현안 종합점검 당정회의를 갖는 등 각종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4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슈퍼예산을 집행도 하기 전에 추경 편성까지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런 대책으로는 벼랑에 처한 민생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추경을 어디에 쓸지도 정해지지도 않은 채 거론하니 선거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미래는 오늘이 쌓이는 것이다.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민생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지고 새는 난장판 정치로 ‘오늘’이 아무리 쌓인들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이제 여당, 야당 모두 먹고 사는 문제에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는데 집중하고 여기에 경쟁하라는 것이 요즘의 여론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전대미문의 위기에 놓여 있다. 경제의 한 축인 가계가 무너지면 회복은 영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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