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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들수첩] 우리은행 새 사외이사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03 09:48

금융부 송정훈 기자


16년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새 사외이사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과점주주가 추천한 이사진은 4일 첫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 선출을 한 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새 사외이사진은 행장 선임은 물론, 금융지주사 전환 등 안정적 지배구조 확립, 새 성장동력 확보, 정부외압 차단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관치에서 막 벗어난 우리은행 내부에선 사외이사진을 향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기대의 시선은 사외이사진의 경륜과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점주주단인 한국투자금융지주(신상훈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키움증권(박상용 연세대 교수), 한화생명(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동양생명(전지평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IMM프라이빗에쿼티(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 등이 추천했다.

신 전 사장은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정통 금융맨이며 노 전 소장은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박 교수는 공적자금관리위원장(민간)을 지냈고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담당해 정부와 가교역할이 가능하다. 전 부총경리는 중동·런던 등에게 일하며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고 장 사장은 회계분야 전문가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이들 이사진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느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최고의 지성·전문가·고관대착들이 국회의사당에만 들어가면 정파별 당리당락 싸움만 일삼는 것처럼 이들도 각자 속한 과점주주단의 이익만 반영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과점주주의 과도한 수익성 추구로 배당이익만 취하고 조직력이 흐트러져 정작 중요한 또 하나의 날개인 안정성을 잃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진의 조직력은 정말 중요하다.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빠른 시일내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21.4%를 매각할 방침이다. 성공한 경험이 있고 기존 과점주주의 대표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과점주주 매각 방식이 유력하다. 또 3∼5%로 지분을 다른 과점주주에게 쪼개어 팔면 그만큼 사외이사진 수는 늘어난다. 10여명 이상 사외이사진이 늘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가 난립해 잡음이 날 수 있다. 이런 혼선을 막기 위해 이사회의장과 은행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사회의장을 선출하는 것도 신임 사외이사진의 몫이고 차기 행장 선임하는 것도 그들이다.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 자율경영의 원년을 여는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새 사외이사진이 장면 내각 때처럼 신·구파 싸움만 벌이다 정권을 내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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