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금융기관에 이어 지난해 말 탈퇴를 선언한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 SK그룹 등 주요 그룹의 이탈로 해체위기에 놓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진 붕괴까지 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 부설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전경련 ‘재무구조 현황 및 등기사항’을 분석한 결과, LG·삼성·SK 등 주요 그룹이 탈퇴하거나 회원사들의 탈퇴가 계속될 경우 회비 부족으로 금융 이자 내기도 버거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의 지난 2015년 부채비율은 1400%를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금융권 등을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어야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전경련의 재무구조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전경련처럼 전문가 단체에 속한 유사 법인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3.4%로 매우 낮은 것을 감안하면 전경련의 부채 비율은 상상도 안되는 수준이다.
전경련은 회원사들의 회비와 소유 건물의 임대료 수입으로 운영된다. 이중 건물 임대료 수입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전경련은 전경련회관 신축을 위해 한국산업은행과 삼성생명보험 두 곳에서 430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 이를 계기로 전경련은 자체 재정 자립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탈퇴가 이어지면서 회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재무구조가 더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전경련 경영진은 회관을 신축할 시점만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전경련 회원사 회비와 임대료 등으로 부채를 털고 재정 자립도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재계를 대표하는 그룹들이 실제 탈퇴를 실행 단계까지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전경련 회관 신축을 위해 끌어들인 높은 차입금은 마치 트로이 목마처럼 전경련에 독(毒)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