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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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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방패막’ 외환보유액…과연 안전한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04 09:37
달러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정훈 기자] 외환위기를 막는 경제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6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이면서 적정선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부족하다며 외화유동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단기부양 기대감과 미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강달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원·달러 환율방어에 외환보유액을 낭비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 외환보유고 3개월 연속 감소…6개월 만에 최저치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711억 달러로 전월보다 8억8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10월(-26억 달러), 11월(-31억8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다. 작년 6월 말(3698억9000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금리 인상 후 달러가치가 급등하면서 한은이 보유한 유로화·엔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을 미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었는데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까닭은 환율 효과가 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유로화 1.5%, 영국 파운드화 1.9%, 엔화 3.5%, 호주달러화 3.7% 등이 달러화 대비 평가절하됐다.

자산별로는 예치금은 작년 12월 말 현재 183억7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72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별인출권(SDR)은 28억8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3000만 달러 줄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17억3000만 달러로 2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으로 구성된 유가증권은 작년 12월 말 3433억3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64억5000만 달러 늘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 외환보유액 BIS기준 부합…전문가 "만일 대비해야"


그렇다면 이런 외환보유액 규모는 적정한 것일까.

국제결제은행(BIS)이 따르면 3개월치 경상수입액과 유동외채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3분의 1을 합한 액수를 적정외환보유액으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 잔액(작년 3분기)은 1118억 달러, 최근 3개월 수입액은 1039억 달러(통관기준)다. 여기에 작년 11월 말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액 3893억 달러, 상장채권 보유액이 744억만 달러로 이 합계의 3분의 1은 1546억 달러다. 이를 모두 합하면 3703억 달러로 현재 외환보유액은 BIS가 권고하는 금액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대외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현재 외환보유액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규모가 약4000억 달러나 돼 외국인 투자자금이 갑자기 유출된다면 큰 충격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도 "외환위기 발생시 필요한 외환보유액은 4473억 달러 정도로 보는데 자본유출 등 변수를 고려하면 1000억∼1500억 달러가 부족한 상태"라며 "수출 중대와 세계 주요국과 통화 스와프를 통해 부족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입액의 3분의 1, 유동외채 전액,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유출액(33%), 해외현지금융, 거주자외화예금 등 자본유출 등 외환위기시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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