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8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윤성필 기자

yspress@ekn.kr

윤성필 기자기자 기사모음




전경련, 순수 경제이익단체로 쇄신 가닥...美 BRT형 모델 급부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04 13:58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 해체 위기에 직면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오는 12일 열리는 회장단회의에서 쇄신안을 도출할 예정인 가운데 그동안 논의되던 싱크탱크와 달리 사회협력 활동이 아예 없는 순수 경제단체로 가닥을 잡고 모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재계와 전경련에 따르면 전경련 관계자는 "오는 12일 주요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회장단회의가 예정돼 있고, 현재로선 탈퇴를 선언한 회원사 외 총수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며 "이 자리에서 쇄신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부나 재단설립, 그 외 각종 사회협력활동이 아예 없는 순수 경제이익단체 모델을 찾고 있다"며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 Table. BRT) 같은 것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 같은 경우, 기업과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라 전경련이 해체한 들 재계입장을 대변하는 또 다른 경제단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정치적 논란이 되는 요인을 완전히 빼버린 경제단체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기총회가 예정된 2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사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등 의견 수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지난달 하순 주요 회원사들에 미국의 경제단체인 BRT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쇄신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최고경영자들의 친목 도모와 로비 단체로 기능하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벤치마킹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민간 경제연구소 전환 대신 경제단체 지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RT는 1972년에 설립된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협의체이며 이익단체이다. 현재는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로비단체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경련과 비슷하나, BRT는 기업의 목소리를 내는 데 치중할 뿐 기부나 재단 설립 등 사회협력 활동은 아예 하지 않아, ‘정경유착’ 논란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BRT설립 자체가 미국 대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적대감을 낮추고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BID(영국 관리자협회)’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경제단체라 할 수 있다. 기업인 1000여 명을 회원으로 둔 BID는 우리나라 대한상공회의소가 자주하는 기업인 설문조사나 의견수렴 등을 주 활동으로 단체를 꾸려가고 있다.

전경련은 한때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언급했던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재단자체가 기부로 꾸려져야 하는 단점 때문에 쇄신안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같이 기부문화가 인색한 상태에서 재단설립이 쉽지 않고, 설사 재단을 만든다 하더라도 기부자의 영향력에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경련은 이 같은 내부적인 검토와는 다르게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전경련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쇄신안이나 결정문이 공식적으로 내려온 것이 없다"며" 경제단체를 존속하는 방안으로 내부적인 쇄신안을 진지하게 준비하는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