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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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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한파에 실업자 100만명 돌파...청년실업 40만 넘어 역대 최고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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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자료중 실업자와 실업률 부문



[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한파까지 몰아치면서 한국경제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실업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고 청년층 실업률 역시 10%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고용지표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나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때만큼 악화되는 모습이다.

고용 여건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고용악화가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소비 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가 높다.

정부는 일자리가 우리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일자리 예산 상반기 조기집행, 각종 세제·금융 지원 등을 통해 고용시장의 활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얼마큼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1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2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7만2000명 감소)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실업자는 3만6000명이 늘어 101만2000명을 기록했다. 구직기간을 4주로 바꿔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연간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업률도 0.1%p 오른 3.7%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15~29세) 고용사정은 더 심각했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자 수는 43만5000명에 달했다. 청년 실업률도 9.8%를 기록해 2015년(9.2%)에 이어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청년 구직자 10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지난해부터 조선·해운업 등 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영향으로 광공업 취업자 수도 2012년 3월(-11만 4000명) 이후 가장 감소 폭이 큰 11만명 줄어들었다. 조선업 등 제조업이 모여있는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고용한파가 특히 심했다.

지난해 12월 울산 실업률은 4.3%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울산 지역은 실업률은 2015년 12월 이후 매달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7월 이후에는 9월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해 울산 실업률은 3.8%로 금융위기 2009년 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감소세를 보이던 자영업자는 지난해 7000명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조기은퇴자와 구조조정 실직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시장이 나빠져 실업자가 늘면 가계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경기의 발목을 잡게 된다.

문제는 고용사정이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도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구조조정의 범위도 건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7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로 26만명을 제시했다. 이전까지는 30만명 증가가 암묵적인 수치였는데 이를 낮춰 발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분기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 구조조정 영향 확대, 내수둔화 등으로 고용여건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5일 기재부 등 5개 경제부처 합동업무보고에서 "모든 국정운영의 중심을 일자리에 두고 예산,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올해 17조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의 30% 이상을 1분기에 조기집행하고 공공기관의 상반기 채용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경기 불황 자체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 한파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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