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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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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삼성'…결과 따라 ‘상상불가 피해’ 발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12 15:41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연합)


삼성그룹이 패닉상황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12일 삼성 서초사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가 삼성그룹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검이 전날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뇌물공여 피의자’로 지칭한 터라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당초 삼성은 참고인 조사 정도를 예상해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면서 최악의 상황인 ‘구속’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 이후 9년 만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란 입장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자칫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하는 이 부회장의 부재로 그룹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와병으로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앞서 조사한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김재열·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등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된 이들과 함께 삼성 핵심 수뇌부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 수뇌부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 결정에 따라 올해 삼성그룹 경영 활동이 좌우될 상황이어서 특검수사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올해 경영계획과 인사가 더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삼성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오늘 조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오늘 밤 늦게까지 조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비상대기 모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와 관련 삼성 측은 특검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강하게 억울함을 나타내고 있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 측에 전달한 35억 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에 대한 대가, 즉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그 돈이 ‘권력의 힘에 눌려 뜯긴 피해금’이라고 강조한다. 또, 승마 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별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은 그 정황 증거 중 하나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독대 바로 다음 날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던 이영국 상무 등 2명이 경질된 일을 들고 있다. 만약 삼성이 합병과 관련해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면 청와대에서 경질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최 씨 모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특검은 합병의 대가로 삼성이 승마 지원 방식의 뇌물을 박근혜 대통령과의 ‘경제적 공동체’인 최 씨 측에 제공했고 그런 결정의 정점에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는 틀을 짜놓고 수사하고 있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이 부회장 역시 조사 과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끝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라는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미 검찰과 특검 수사로 기업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유고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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