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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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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백기사는 누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15 14:21
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백기사는 누구?

박삼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가 이번 주에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변수는 자금 조달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중국 큰손에 금호타이어를 넘기지 않으려면 백기사가 필요하다. 물밑에선 이미 우호적인 투자자 접촉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호타이어는 중국 큰손에 넘어갈 공산이 짙다.

15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본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 화학회사 지프로, 항공부품회사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등 모두 중국 업체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는 전날 종가 기준 5800억원 규모다. 업계는 지분 총액에 프리미엄을 얹어 최대 1조원대로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본 입찰 참가 업체가 1조원대 가격을 써냈다는 얘기가 업계에는 나돌고 있다.

채권단은 이들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가격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자를 통보받은 지 한 달 내로 청구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 알려야 한다. 이후 45일 내에 자금 조달 방안과 계약금을 제출해야 한다. 매각 절차는 잔금 납부와 함께 마무리 된다. 따라서 인수전에서 관건은 자금이다.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인수 권리를 포기할 경우 인수 자격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간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를 졸업한 뒤 줄곧 역성장을 이어왔지만 국내 2위, 세계 14위를 기록할 만큼 경쟁력 있는 타이어 업체다. 이로 인해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 업체로선 군침이 흘릴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남경, 천진, 장춘 등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는 점 역시 중국 업체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는 과거 쌍용차 사태를 겪은 만큼 중국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쌍용차 인수 후 기술만 빼내고 한국에서 철수한 상하이자동차 전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도 과거 쌍용차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는 경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마도 인수가격 이외에 다른 요소도 고려 대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사실 SAIC 모기업인 항톈과학기술그룹은 중국 국영기업이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 역시 상하이시가 보유한 일종의 국영기업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다. 문제는 자금 조달 방안이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할 당시 빌린 6000억원도 아직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번에는 계열사 동원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박 회장이 지분 100%를 갖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대안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그 바람에 어떤 우호적 투자자가 백기사로 나설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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