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 지난해 로또 판매량이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계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인생 한방’ 심리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로또복권 판매는 액수 기준 3조5500여억원, 판매량 기준 35억5000여 게임으로 잠정 집계됐다.
액수기준으로는 전년도 3조2571억원보다 9% 증가했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이며, 판매액 기준으로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2003년 로또복권 판매액이 3조8031억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았지만, 당시 로또는 한 게임에 2000원이어서 판매량은 19억15만5000 게임에 그쳤다.
기재부는 복권통합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로부터 받은 자료 중 오류 등을 정정하고 결산을 완료해 다음 달 정확한 통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로또복권 판매실적은 사행성 등을 이유로 2003년 2월 당첨금 이월 횟수를 5회에서 2회로 줄이고 2004년 8월에는 한 게임당 가격을 1000원으로 내리면서 판매실적이 급격히 줄었다. 2004년 3조2803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05년에는 2조752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2013년까지 2조원대 판매액을 유지하던 로또복권은 2014년 3조489억원으로 다시 3조원대를 회복했고 2015년에는 3조2571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로또 판매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은 100만 명을 넘은 실업자 수 등 불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가 커져 소비를 늘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는 판매액이 늘은 것은 로또복권 판매점이 최근 부쩍 많아진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정부는 2003년 처음으로 로또복권 판매점을 지정한 이후 그동안 신규 모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폐점이나 신도시 조성 등으로 구매 편의성이 떨어지자 2015년부터 장애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판매점을 모집해왔다.
이에 따라 로또 판매점은 2014년 말 6015곳에서 지난해 6월 6834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로또 판매점 신규 개설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로또복권 판매 증가 폭이 감소할 것으로 정부는 관측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로또가 반드시 불황에만 잘 된다는 경제학적 근거는 없다"며 "경기침제에 불안심리가 계속되니, 판매액이 늘고, 개점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