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그룹 정기인사 특검이후로 미뤄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주가영 기자]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정기 인사가 종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특검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19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일각에서는 설 연휴 직후에 삼성의 인사와 조직개편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을 면하게 되면서 큰 고비를 넘긴 셈이라 그간 한 달 넘게 미뤄졌던 인사 등 기업활동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가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데 인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특검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인사나 조직개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도 기소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특검의 종국적인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복귀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기간은 오는 2월 28일까지이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승인을 받으면 30일간 더 늘어난다. 

삼성은 매년 12월 초에 사장단·임원 인사를 해왔다. 사장단 인사를 먼저 하고 그로부터 3∼4일 뒤에 후속 임원(부사장 이하) 인사, 그리고 다시 3∼4일 후에 주요 계열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후 삼성 비자금 특검이 수사에 돌입하면서 그해 말 인사가 무산된 적이 있다. 삼성은 이듬해인 2008년 5월에 인사를 하고 8개월 만인 2009년 1월에 다시 인사를 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도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와 검찰 수사 등으로 업무 절차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연말에 해오던 인사를 아직 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는 설 연휴 전에 인사를 하기는 어렵고 2월 초나 중순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이듬해로 미루는 것은 비자금 수사를 받던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예정보다 두 달가량 늦춰진 2007년 2월에 정기 인사를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