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 서비스 마케팅부문 부사장이 올 뉴 크루즈 출시 행사장에서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GM |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한국GM 올 뉴 크루즈가 한국에서만 저급이다. 쉐보레 크루즈는 미국에서 10개의 에어백을, 중국에선 7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유독 한국에선 이런 사양들이 빠졌다. 이는 차량 출시 지연 이유에 대해 완벽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주장하는 한국GM 입장과 배치된다.
24일 쉐보레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달 출시 예정인 올 뉴 크루즈에는 6개의 에어백이 탑재된다. 미국 차량과 비교해 4개가 적다. 브랜드 내 두 단계 아래 차급인 스파크는 기본 6개 에어백에서 2개를 추가해 최대 8개의 에어백 탑재가 가능하다. 다른 차량들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에어백 개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반면, 크루즈만은 예외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에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안전벨트 없이 진행하는 테스트가 있다"며 "현지 법규 충족을 위해 미국에선 쉐보레 브랜드 모든 차량은 10개의 에어백이 탑재된다"고 주장했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 출시 당시에도 에어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역시 북미용 말리부는 에어백 10개를, 국내용은 8개를 탑재했다. 특히 단순 개수만이 아니라 에어백 성능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북미에선 법규로 인해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탑재한 반면, 국내에선 완전변경(풀체인지)에도 기존 3세대 스마트 에어백보다 한 단계 아래인 디파워드 에어백을 적용했다.
디파워드 에어백은 차가 충돌하면 터지는 일반 에어백으로,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탑승자 체중, 앉은 위치, 충격 강도에 따라 에어백 팽창 압력이 조절된다. 한국GM이 판매 중인 차량 중 북미와 같이 에어백이 10개인 차량은 전량 수입판매하고 있는 임팔라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차량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을 포기했다는 지적을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에어백의 경우 차량 사고 발생 시 이어지는 2차 사고를 방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법규 미비를 근거로 안전사양을 차별하는 것은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차량 안전 사양 뿐 만 아니라 변속기 역시 국가별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 신형 크루즈는 9단 변속기가, 중국에선 7단 변속기가 적용됐다. 헌데 국내에선 6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해당 변속기는 한국GM 충남 보령 공장에서 생산된다.
신형 모델 출시 역시 국내에선 미국에 이어 수개월 후에 출시됐다. 이에 대해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AS·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작년 제품 출시 시점을 정할 때 다른 차종과 간격을 두고 있으며 질서정연한 판매 출시를 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며 "한국형 크루즈의 경우 한국의 도로환경 등에 적합하게 만들 필요가 있으며 출시 이전 완벽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