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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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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환율 방향성…전문가도 ‘손사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02 16:37

▲원·달러 환율이 11.3원 내린 1146.8원으로 장을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떨어지면서 달러강세 청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행 여부와 실물지표의 개선 등 변수가 여전히 많아 달러가치의 방향성이 결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3원 내린 1146.8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상 시기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금리인상 경계감으로 추가적 달러 약세를 제한했지만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어 약세 흐름이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에 대해 "환율을 조작했다"며 사실상이 환율조작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도 달러 약세 요인이다.

그러나 달러화가치의 방향성이 일정치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변수가 많아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달러강세로 인한 제조업 수익 악화 등이 달러약세를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 여부도 불확실성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미국의 민간고용 증가세 등 실물지표 개선세도 환율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1100∼1200원대 사이에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달러가치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원화가치였다"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환율은 1200원대까지 다시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트럼플레이션 기대 완화와 양호한 외환수급 여건 등을 감안할 때 환율 하방압력은 유효하다"면서도 "그러나 미 통화·재정정책 향방의 불확실성, 대내 경기 우려 등이 남아있어 1100원대 중·후반에서 환율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국제통화시장이 좌우되면서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조금 더 열어놔야겠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으로 가는 방향이기 때문에 1100원선이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같이 예측 불허의 환율 방향성이 전망되지만 지난 1월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 경계발언, 중국 위안화 불안 완화 등의 변수가 맞물리면서다.

이 때문에 수출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업계가 대표적이다. 환율 하락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자칫 수조원에 달하는 경영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국내 자동차 연간 수출 매출액이 약 4000억원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67만대 이상 미국 수출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삼성과 LG전자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도 환율 하락으로 타격받을 업종 영향권에 있다. 전자업계는 환율이 10원 정도 내려갈 경우 적게는 월 80억원, 많게는 월 300억원까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업계도 환율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 중 하나다. 정유는 원유 도입은 물론 생산품의 70% 이상을 달러화를 기반으로 거래하는 구조라 환율이 하락할수록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작년 미국 수출에서 60%의 반덤핑관세 폭탄을 맞은 철강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환율 하락은 물론이고 도금·열연 등의 제품 등에 수입제한 조치나 무리한 반덤핑관세가 이뤄지지 않을지 업계에선 걱정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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