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수입 농축수산물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농축수산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5일 농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의 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48.4%로 절반에 못미쳤다. 2000년 55.6%와 비교해 6년 사이 7%포인트(P) 떨어졌다.
사료용 곡물은 97% 이상 대부분 수입품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곡물 자급률은 24%(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을 37.7%로 추정했다. 쇠고기 자급률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3년(36.3%)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한우 쇠고기는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 호주·미국산 등 해외 쇠고기 수입량은 2015년보다 21%나 늘었다.
채소 중 당근 같은 경우 2000년 93%에 이르던 자급률이 지난해 45%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산 등 당근 수입량이 1만1t에서 11만t으로 10배 이상 급증해서다.
수산물 시장의 절반도 수입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작년 수산물 매출 가운데 수입품의 비중은 49%로 집계됐다. 2010년 20%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이 6년 만에 2.5배까지 뛰었다.
대형마트의 맥주, 과자, 소스·양념류 매출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40%에 이르렀다. 불과 3~4년 사이 10% 포인트(P) 안팎 급증했다.
한 대형마트 식품 상품기획자(MD)는 "불황 속 소비자에게 부담없는 가격에 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공급한다는 이점이 있으나, 국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