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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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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붐에 ESS '쑥쑥'...삼성·LG도 '잰걸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4 14:03

▲테슬라가 미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리튬이온전지 공장 기가팩토리 전경.(사진=테슬라)



지난해 파리협정 비준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공급안정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게다가 생산된 전력 중 일부는 완전히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남호주 지역에서는 최근 폭염 등을 이유로 정전 사태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호주는 에너지 소비량의 40%를 풍력과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고, 이 비율은 다른 주들보다 훨씬 높다.

앞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남호주의 전기는 호주 내에서 가장 비싸지만, 안정적인 공급은 최하 수준인 만큼 우리가 남호주의 방법을 따를 수는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테슬라를 비롯한 몇몇 회사들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이라는 시급한 문제 해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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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가격 하락 추이. (단위=kWh당 달러, 표=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최근 미국에서는 세 개의 ESS 발전소가 건립 중에 있다. 이는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하는 만큼, 현존하는 어떤 발전소와도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리튬전지 가격은 지난 몇 년간 전기차 수요 급증에 힘입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우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미 네바다 주에 리튬전지를 대량 생산하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ESS 발전소에 사용될 것이라고 테슬라 측은 밝혔다.

테슬라 외에 ESS구축 실적과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AES(AES Corp.)와 캐나다 에너지기업 아틀라가스(Altagas Ltd.) 역시 캘리포니아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사진=AES)


아틀라가스 공장은 지난달 27일 가동에 들어갔으며,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AES의 또다른 배터리 공장도 앞으로 몇 달 안에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이클 맥도날드 오일프라이스 연구원은 "ESS 발전소의 가동으로 피크 시간대 전력 부족으로 인한 블랙아웃(전기가 부족해 갑자기 모든 전력 시스템이 정지한 상태) 현상을 줄일 수 있고, 발전 후 사용하지 않은 전력 손실 역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들은 ESS 시장의 성장이 화석연료 사업에 위협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 내 67%의 전력이 비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ESS의 성장으로 재생에너지 업계가 시장점유율을 상당 부분 차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렇듯 지난해 비준된 파리협정을 계기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빨라지면서 2017년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시장모멘텀' 확보에 따른 급성장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석탄과 석유 생산량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분명한 것은 성공하더라도 재생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 직전에 찾아온 잠깐동안의 달콤한 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AES의 주가는 박스권에 머무른 반면, 공장 가동 이후 아틀라가스의 주가는 주당 2.18달러로 하락했다. 맥도날드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아틀라가스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지만, AES만큼 이 회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식시장은 다른 두 회사들보다 테슬라에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2월 이후 70달러 가까이 상승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모멘텀이 둔화되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현재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내년 완공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계획한 대로 운행 된다면 투자자들이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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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리튬 배터리를 적용해 구축되거나 현재 추진 중인 전력망용 ESS 규모는 917MWh수준이다.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 수준인 132억22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ESS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간 정부는 ESS를 에너지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제도개선 등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펼친 결과, 누적기준으로 2013년 28㎿h에 불과하던 ESS설치용량이 2015년 239㎿h로 급증(연평균 증가율 192%)했다.

기업들 역시 ES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이 전 세계 ESS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 SDI가 그 뒤를 바짝 쫓으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LG화학은 글로벌 최고의 발전회사, 전력회사, 전력엔지니어링회사 등과 ESS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에 가정용 ESS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스위스 ABB와 메가와트급 ESS 배터리 공급계약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 계약 △독일 SMA와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 공급계약 △미국 AES ES의 전력관리시스템(EMS) 단독 배터리 공급자격 획득 △일본 GPD와 상업용 태양광 연계형 ESS 공급업체 선정 등 매년 글로벌 업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ESS 사업은 대부분 대규모 발전부터 개별 가정에 이르는 전력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유틸리티 업체들에 의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실증 단계부터 이 업체들과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국가별로 최적화된 솔루션 계획을 세워 세계 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은 전력용, 미주는 전력용과 산업용, 일본은 가정용 등 국가별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세워 공급해 세계 ESS 시장을 빠르게 개척 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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